우리는하느님의악기입니다.
종교 철학자 부버는 “하나 될 때 진정한 힘이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인류의 위대한 지혜서들은 모두 이런 하나 됨을 말합니다. …
악기와 연주자의 관계 역시 이런 하나 됨을 보여 줍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연주하는 동안 바이올린과 떨어질 수 없듯이 하느님도 생명에서 분리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은 생명 위에 좌정해 있지 않고, 생명으로 연주합니다. 그것은 기계적인 연주가 아닙니다. 거의 자신을 망각한 채 울림에 머물며, 곡에 자신의 목소리를 부여하는 연주입니다. 바이올린의 울림은 바이올리니스트의 음성입니다. 그렇게 하느님과 하나 될 때, 내 인생의 울림은 곧 하느님의 음성이 됩니다.
연주자가 악기의 울림을 추구하듯, 하느님은 우리의 참여를 구합니다. 하느님과 하나 되어 울릴 때, 비로소 우리 행동은 빛이 납니다. 연주자가 ‘여기’서 연주하고, 악기가 ‘저기’서 소리 내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 내가, 저기에 하느님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둘이 하나 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세계에서 하느님의 임재는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연주자와 악기의 관계처럼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도 서로 영향을 미치며, 자칫 깨어질 수도 있습니다.
…음악이 울리고, 연주자가 바이올린에서 음을 발견할 때, 악기와 연주자는 완전히 하나가 됩니다. 연주자가 바이올린이 되지는 않지만, 그는 바이올린과 온전히 하나가 됩니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동안 델 수 없는 공동의 울림이 탄생합니다.
… 믿음에 회의가 들 때, 우리는 더러 이렇게 묻습니다. 나는 왜 하느님을 경험할 수 없을까? 이 물음은 연주회에서 “왜 바이올리니스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그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리만 들릴까?”하고 묻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악기임을 이해하면, 악기를 통해 하느님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마틴 슐레스케,『가문비 나무의 노래』中
p.107 ~ p. 109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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