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와 영원한 생명의 길
지금 제주는 싱그러운 봄이 한참입니다. 곳곳에서 귤 꽃향기가 진동하고 있는 천국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싱그러운 나뭇잎과 향기로운 꽃잎이라도 가을이 되고 때가 되면 여지없이 떨어져 썩기 마련입니다. 우리 인간 역시도 길어야 100년, 때가 되면 소멸되는 자연입니다. 천체天體 안에서 한 점도 못되는 시간을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요한복음 14장은 “너희는 걱정하지 마라”는 말씀으로 시작됩니다. 이 말씀은 멀리 떠나시는 부모의 마음, 걱정된 심정으로 하시는 말씀입니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도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면서 몸소 하시는 일이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못 믿겠거든 내가 하는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정말 잘 들어두어라.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요한14;10-12).”
주님은 자신을 가르켜, “나를 보았으면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영원한 존재와 동일하다. 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과 같은 동체라는 근거는 일의 동일성입니다. 하느님과 같은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일치를 이룰 때에, 사람은 하루살이 보다 못한 존재가 아니라, 영원한 존재로 고양되어 진다는 주님의 안내입니다.
하느님의 일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영원한 존재와의 일치를 위하여 무엇을 해야 하는가? 질문에 구체적인 대답은 예수님의 삶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경청하며 치유하는 삶, 생명과 생명 사이에서 빵을 나누며 감사하는 삶, 생명을 구속하고 억압하는 체제에 저항하는 삶입니다. 이것이 영원한 생명으로 살아가는 축복이요, 진리와 영원한 생명의 길입니다.
예수께서는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복음14:6).” 아멘.
원성희 아모스 사제 (서귀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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