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

착한 목자 예수님의 아름다운 열매가 됩시다 - 안균호 예레미야(동래교회)

먹보91 2021. 4. 23. 08:32

  정치는 이미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각인되느냐에 따라서 자신들의 가치와 신념, 비전과 방향이 선택되거나 거절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5공화국의 엄혹한 군부 통치 이미지를 벗어내기 위해서 다음 대통령인 노태우 씨는 자신이 보통사람임을 강조하며 자신의 정부는 보통사람을 위한 정부라고 강변하였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정치가 이미지라고 해도 이전의 삶의 자취와 실제 드러나는 삶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드러나고 마는 거짓말에 불과합니다. 이미지는 실제를 반영하는 명징한 설명일 수도 있고, 본 모습을 감춘 가장된 치장일 수도 있습니다.

 

  예수님은 스스로를 착한 목자라고 밝힙니다. 그가 착한 목자인 결정적인 이유는 양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 때문입니다. 삯꾼은 양들을 버리고 제 목숨을 구하려고 달아납니다. 삯꾼이 달아나는 것은 양들이 자기 양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착한 목자가 양들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는 것은 양들이 자기 양이기 때문입니다.

 

  목자는 자기 양들을 알고, 양들도 자기 목자를 압니다. 이것은 아버지께서 예수님을 알고 예수님이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이 아는 것입니다. 분리될 수 없는 일치 안에서 친교를 나누는 관계입니다. 위계에 따른 상명하복이나 주고받는 거래의 관계가 아닙니다. 서로는 서로에 의해서 존재합니다. 목자 없는 양이 없고, 양이 없는 목자도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착한 목자는 양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바칩니다. 어쩔 수 없이 빼앗기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바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양이 곧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착한 목자인 예수님의 이미지는 단순한 이미지가 아닙니다. 가장된 것도 아닙니다. 그것은 곧 예수님 자신입니다.

 

  ‘착한을 뜻하는 헬라어 원어 칼로스는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선을 뜻하는 아가도스가 꽃피우는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아름다운 모습을 뜻합니다. 좋은(아가도스) 나무에서 아름다운(칼로스) 열매가 맺히듯이 내면의 깊은 아름다움과 성품과 인격이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위해 온 삶을 드리는 것, 그것이 바로 착한 목자의 모습입니다.

 

  그 착한 목자이신 예수께서 목숨 바쳐 지키신 우리는 좋은 나무이신 예수께서 맺으신 아름다운 열매입니다. 착한 목자의 양으로서, 좋은 나무가 맺은 아름다운 열매로서의 삶이 풍성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안균호 예레미야(동래교회)

 

Mokuren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