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묵상

하느님의 나라는 "여기" 있습니다

먹보91 2021. 6. 4. 11:53

  오늘 복음을 보면 군중을 이룰 만큼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스승으로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미친 사람으로 여기며 적대적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적대적인 사람들 가운데 거의 대부분이 그 사회에서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지도층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은 예수님을 걱정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걱정되어 예수님을 찾아 왔는데 군중들로 인해 직접 만나지 못하고 집 밖에서 예수님을 부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을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이 예수님께 이 상황을 전하자 예수님은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이 말이 어떻게 들리시나요?

 

  많은 기독교 성직자들은 이 말을 예수님의 입장에서 어떻게든 아름답게 해석하려 하거나 자기 교회에 유리하도록 해석합니다. 심지어 무조건 믿음만을 강조하며 자신의 기호에 따른 해석을 하느님의 뜻인 것처럼 사람들에게 말하기도 합니다. 자기 교회가 아니면 자기가 말하는 예수가 아니면 구원이 없는 것처럼 사기를 치고 혹 이를 방해한다고 여겨지는 사람들, 설령 그들이 부모 형제라 할지라도 관계를 단절시키는 것이 과연 하느님의 뜻일까요? 인간의 역사에서 종교전쟁은 각자 선한 가치를 내세웠지만 그 안을 보면 인간의 탐욕과 욕심을 채우는 위선적 시도였으며 싸움이었습니다. 우리들 안에는 생존하기 위한 이기적인 본성이 있고 이를 없앨 수 없습니다. 이 본성에 강하게 영향 받지만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나 인정하지 않고 겉으로 선한 척 할 때, 한마디로 위선적일 때 느껴질 수 있는 느낌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신은 착하고, 순수하고, 이용만 당하고, 원망스럽고, 억울하고, 잘못된 결과에 대해선 자신의 과오보다 남 탓을 하고 자신이 이해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주위 평가는 화를 잘 낸다, 소통이 잘 되지 않는 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등의 평가를 주로 듣게 됩니다. 이러한 사람이 말하는 하느님의 뜻은 정말 하느님의 뜻일까요?

 

  과연 하느님의 뜻은 어디에 있을까요? 교회에 있을까요? 성직자들의 머리, 입술에 있을까요? ‘Kingdom of heaven’이라는 십자군 전쟁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으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하고자 합니다. ‘하느님 나라가 어디 있는지 묻는 질문에 주인공은 자신의 머리를 가르키며 ‘here’ 그 다음 자신의 가슴을 가르키며 ‘here’라고 합니다.

 

박만기 라파엘 사제(기장교회)

 

 

Die Dune du Pilat bei Arcachon, Frankrei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