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나움 그 날, “나는 이 일을 하러 왔다.” 마르 1:21-38
마르코복음서에서 예수님의 공생애 첫 사역은 가파르나움에서 시작됩니다. 마르코 저자는 가파르나움 24시간, 한 날(안식일 아침 회장 예배부터 다음날 새벽 기도까지)을 통해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가파르나움 하루 동안 이루어지는 일들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가파르나움의 첫 시작은 회당에서 가르치시는 일과 더불어, 더러운 악령 들린 사람을 고치시고(26절), 그 날 오후 열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베드로의 장모를 고치셨습니다(31절), 그리고는 같은 날 저녁 온 동네 사람들 앞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고쳐주셨습니다(34절). 오전, 오후, 저녁 시간 흐름에 따라 치유와 관계 회복이 확대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예수님은 “나는 이 일을 하러 왔다(38절).” 라고 말씀하십니다. 남성, 여성, 사람과 사람, 수많은 사람들, 온 동네 사람들... 치유와 관계회복을 이루는 가파르나움의 하루입니다. 사람들과 삶의 관계들이 치유되는 날, 생명이 회복되어 균형을 되찾는 날입니다.
흑암과 혼돈에서 이루어진 창조, 참 좋았다. 라는 창세기 말씀이 생각납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수많은 사람들이 질병의 고통과 아픔에서 치유되고 회복되는 그 날, 예수님의 등장은 참 좋은 천지창조이며 새로운 시작입니다. 마르코복음서 저자는 마르코복음서 1장 1절 말씀에서 나타나는 첫 단어(Ἀρχὴ τοῦ εὐαγγελίου Ἰησοῦ Χριστοῦ, Υἱοῦ τοῦ θεοῦ.)와 헬라어로 번역된 창세기 1장 1절에서 나타나는 첫 단어(Ἐν ἀρχῇ ἐποίησεν ὁ θεὸς τὸν οὐρανὸν καὶ τὴν γῆν.)를 일치하게 하는 섬세한 서술로 우리를 이끌고 있습니다. 마르코복음서 저자는 예수님의 등장의 의미를 또 다른 의미에서 천지창조의 태초와 같다는 신앙고백을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마르코 저자가 얼마나 주님이신 예수님을 사랑하고 따랐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예수님은 혼돈과 혼탁한 세상에서 고통 중에 있는 모든 생명을 구원하시는 구원자입니다. 천지창조의 아름다움으로 회복하시는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이를 두고, “나는 이 일을 하러 왔다.”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 역시도 그 일을 이행하는 사람들입니다. 모든 생명이 치유되고, 모든 생명이 회복되는 날, 그 날이 오늘 우리의 날입니다.
– 원성희 아모스 사제(서귀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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