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수난 악기를 손봐 달라며 내 작업실에 오는 첼리스트나 바이올리니스트는 그 표정이나 말투가 꼭 아이를 병원에 데려온 부모 같습니다. 사실 많은 연주자에게 이런 상황은 병원에 가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며칠간 내 작업실에 악기를 맡기고 갈라치면 그들은 전신 마취에 동의하고 아이를 수술대에 눕힌 부모처럼 불안해하지요. 얼마 전에 한 첼리스트가 찾아왔습니다. 며칠 뒤에 중요한 솔로 연주를 해야 하는데 첼로의 A현이 완전히 막힌 소리가 난다며, 이런 상태로 솔로 연주를 할 수가 없다고 난감해했습니다. 음악가에게 악기는 거의 신체 일부나 마찬가지입니다. 첼로의 음이 변한 상태를 설명할 때, 그는 마치 자기 오른팔이 마비되거나 손가락이 아픈 것처럼 말합니다. 다르지 않습니다. 악기는 그의 일부입니다. 음악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