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와 수단 - 요한 6:24-35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 베풀고 나누는 삶과 같이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는 목표들을 세우고 삽니다. 목표를 세운 후에는 이것들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들을 찾습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좋은 것을 먹기로 하고, 행복을 위해 사람들과 친교를 나누기 위해 노력하고, 베풀고 나누기 위해 경제적인 여유를 갖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목표와 수단이 전도顚倒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몸매에 대한 집착으로 변하여 오히려 몸을 망가뜨리고, 친교를 나누기 위한 노력이 명예욕으로 변질되고, 나누기 위해 재물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모으기 위해 모으는 상황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따라다니는 군중들에게 ‘너희들이 나를 ..
뒷것 중의 뒷것이신 - 요한 6:1-21 어린 시절부터 마음 깊이 간직했던 꿈과 같았던 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50여 년 전에 그의 노래를 처음 들었고, 10년쯤 지나 책을 통해 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 5년 지난 1990년쯤 텔레비전을 통해 처음 얼굴을 봤습니다. 그의 노래는 전축이나 라디오도 아니고,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로 처음 접했습니다. 그땐 중학생이었지만, 가슴 깊이 묵직하게 파고드는 뭔가 있었습니다.세월이 지나 청년 시절 카세트 테잎을 통해 첨으로 그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온몸에 파고드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잔잔한 파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목소리와 노랫말이 완전하게 합일되는 노래를 난생 처음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목소리 하나로 마치, 그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갈지 짐작할..
떠난 이의 뒷모습엔 이름이라는 사랑이 - 요한 17:6-19, 김대식 토마스아퀴나스 사제(서대구교회)
2024.05.10
떠난 이의 뒷모습엔 이름이라는 사랑이 - 요한 17:6-19 “참외를 먹다 벌레 먹은/ 안쪽을 물었습니다./ (…) 참회라는 말을 꿀꺽 삼키다가/ 내게 뒷모습을 보여주는 것/ 먼 사람의 뒷모습은/ 눈을 자꾸만 감게 하는지/ 나를 완벽히 도려내는지/ 사랑에도 뒷면이 있다면/ 뒷문을 열고 들어가 묻고 싶었습니다./ (…) 익을수록 속이 빈 그것이/ 입가에 끈적일 때/ 사랑이라 믿어도 되냐고/ 나는 참외 한입을/ 꽉 베어 물었습니다” (정현우, “사랑의 뒷면”, 나는 천사에게 말을 배웠지, 창비, 2021). 신앙의 빈자리에 남아 있는 것은 이름입니다. 하느님의 이름이 맴돌아 이름이 주었던 실제의 말들이 생각나 말들이 퍼지고 그 말들이 입술을 통해서 흘러나옵니다. 뒷면의 문이 열려 말이 새어나와 신앙의 이..
협조자 – “진리의 성령”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요한14:6)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향하여 본인이 어떤 분이신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A⇒B로 이동합니다. 이는 공간의 이동이기도 하고 생각의 이동이기도 하고 생명의 이동이기도 합니다. A⇒B로 이동할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은 길입니다. 어떻게 가야할지 고민하는 것이지요. 잘못된 길로 들어서게 되면 여러모로 낭패를 당하기 때문에 제일 적합하고 편리한 길을 찾게 됩니다. 두 번째는 가야 할 목적과 명분과 내용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분명하지 않으면 중간에 어려움을 만나면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움직일 수 있는 힘, 즉 생명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길과 목적이 분명해도 건강이 받..
나를 거쳐서 들어오면 안전할 뿐더러(요한10:1-10) 목자와 양의 관계는 생사고락이 걸린 문제이다. 삯꾼 목자는 정식 문으로 버젓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변칙, 편법을 쓰고 정상적인 문으로 가지 않고 딴 데로 넘어 들어가는데 이는 도독이며, 강도다. 이와 같은 속된 목자도 있다는 것이다. 소명이 아닌 삯꾼 목자는 자기 욕심을 채울 때까지 기다리다, 이리가 가까이 오면 양을 버리고 도망간다. 조직체의 상하관계, 신앙의 지도력을 이용하여 갑-질 하고, 자원하는 마음이 아닌 헌신을 신묘하게 강요하여 양들의 재물을 후리는 것이다. 결국은 삯꾼 목자의 영혼은 파리하게 되고 절망 가운데 오래 가지 못하고, 양들도 모이지 않고 도망가게 되는 것이 정상이다. 양들은 삯꾼 목자의 행동과 음성이 귀에 익지 않기 때..
“표징을 여는 믿음과 순종” 요한복음은 예수님의 여러 기적 사화 중 오직 일곱 개의 ‘표징(σημεῖον)’만을 선별하여 기록했습니다. 모든 표징들은 각각 예수의 정체성과 영광을 드러내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즉, 기적 자체가 아니라 표징이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이 핵심입니다. 첫 번째 표징인 ‘가나의 혼인 잔치’ 바로 전에 예수께서 나타나엘을 부르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는 왜 요한이 이 첫 번째 표징을 이곳에 배치한 것인지 그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나타나엘은 필립보의 소개로 예수님을 만났고 예수께서는 한눈에 그를 알아보시는 발언을 하십니다. 이에 놀란 나타나엘은 다음과 같은 고백을 합니다. “선생님, 선생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이스라엘의 왕이십니다.” (요한 1: 49) ‘하느님의 ..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이다.”(요한 6:51)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NewScientist)가 인간이 가진 잠재능력의 한계를 해석한 ‘인체의 12가지 극한’을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인간은 먹지도, 마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최장 1주일까지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최상의 조건에서의 말이지요. 빵은 생명을 연장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것입니다. 에너지원이 공급되지 않는 생명은 유지될 수 없는 것이지요. 예수님을 따라다닌 많은 사람들은 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따라 다녔습니다. 그것은 비단 예수님 시대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요. 교육이든 예술이든 문화든 종교든 고유의 목적과 상관없이 먹고사는 문제로 인해 선택하는 무리들이 늘 있어왔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이것을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
요한복음서 14장의 말씀 가운데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약속을 하시는 말씀이 나옵니다. “내가 아버지께 구하면 다른 협조자를 보내주셔서 너희와 영원히 함께 계시도록 하실 것이다” 라는 약속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셔서 승천하심으로 제자들과는 더 이상 육신으로는 함께 하시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령님은 제자들과 영원히 함께하시겠다는 약속을 하십니다. 우리와도 같은 약속을 예수님은 하시는 것입니다. 우리와도 성령님은 함께 하십니다. 성령님은 진리의 영으로 우리와 함께 사시며 우리를 고아들처럼 버려두지 않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성령님은 우리의 삶을 세밀하게 인도하시며 우리의 필요와 간구를 누구보다 더 상세히 알아서 우리를 위로해 주시고 우리의 삶을 축복으로 인도해 주십니다. 이러한 성령의 도우심을 바라는 ..
소명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그는 그 빛을 증언하러 왔다. 요한 1:6-7 그리스도교에서 소명이란 어떤 사명에 대한 하느님의 부르심을 의미합니다. 세상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신의 부르심이기에 소명을 받은 자는 하느님의 지대한 권위 앞에 순종하며 주어진 사명에 대해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세례자 요한은 소명을 받은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명입니다. 그는 세상의 권위에 굴복하지 않았고, 자신의 사명이 무엇인지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소명에 대해 겸손한 자세로 응답했습니다. 그래서 요한은 불의가 가득한 세상 속에서 오실 주님을 담대히 선포했고, 회개를 부르짖었으며,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었습니다. 이러한 그의 모습은 사람들에게 어둠을 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