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어린양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가리켜 ‘하느님의어린양’이라고 칭합니다. 그 하느님의 어린양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십니다. 이후에 예수님에 대한 여러호칭이 나옵니다.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분, 하느님의 아드님, 메시아(그리스도)등 입니다. 후자의 호칭들이 권위와 권능의 영광된 예수님을 드러낸다면 ‘세상의죄를없애시는하느님의어린양’은 그러한 영광의이유가 됩니다.
예수께서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시는 분이시고, 메시아(그리스도)이시고,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까닭이 그분이 세상의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기 때문임을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속죄의 희생제물인 어린양과 메시아 등은 서로상반된 이미지입니다. 속죄의 어린양은 무력하고 약하지만, 메시아는 강하고 권능을 지녔습니다. 여기에 그리스도교의 신앙고백에 담긴 하느님의 신비가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영광은 크고 대단한 일에 있지 않고 작고 보잘것 없고 무력한 일에 있다는 것입니다.
‘십자가의그리스도’는 유다인에게나 이방인에게나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일 입니다.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크고대단한일, 직업적 성공이나, 부나, 높은지위 등을 자랑하며 하느님의 영광이 여기에 있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그리스도를 통해서 명확히 드러내신 하느님의 영광은 하느님의 뜻을 위해 낮고 천한자리, 작고 보잘것 없는 일에 순종하는 것에 있습니다. 이것을 드러내는 결정적인 말이 ‘하느님의어린양’입니다.
더하여 중요한 것 한가지, 이 어린양이 하느님의 어린양 이라는 것 입니다. 우리의 속죄를 위해 우리가 마련한 우리의 양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준비하신 하느님의 어린양 이라는 사실입니다. 하느님의 지극하신 사랑으로 그분의 어린양이신 그리스도 예수의 은총에 의지하여 사는것이 그리스도인입니다. 이것 이외에 우리가 이룰 것이 무엇이고 우리가 자랑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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