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아버지의 사람들
부활 후 예수님은 제자들을 모아두시고 당신을 보낸 이가 누구이며, 제자들 역시 그분이 보내주셨다는 점을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 아버지가 보낸 사람들이며, 그분 안에 사는 존재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사실을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며 세상이 그들을 미워하는 것에 관해 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십니다. 그러면서 제자들 모두가 진리를 위해 몸을 바치는 사람들이며, 그 진리는 아버지의 말씀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버지에게로 돌아간 예수님을 바라보며 그리스도교 신앙은 이천년이 넘는 시간을 지켜왔습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을 보내신 아버지처럼 예수님이 제자들을 그리고 우리를 이 세상에 보내셨다는 데 있습니다. 부활의 시간에 우리는 세상 속으로 우리를 보내신 예수님의 말씀대로 살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진리라는 극히 단순한 명제를 받아 안고 사는 우리가 과연 삶의 자리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지 매일 돌아보아야 합니다. 물론 복잡한 세상살이가 우리를 지치게 하면서 진리인 말씀이 우리 삶의 전체를 감당하기에 부족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간혹 찾아옵니다.
이 점에서 오늘 성서는 진리인 하느님의 말씀을 부여잡고 삶의 복잡한 시간과 공간을 지나가야 하는 그리스도인에게 많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결국 하느님의 말씀이 진리라는 사실과 이를 위해 당신을 내어주신 예수님의 고뇌와 결단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우리가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어서 받는 미움과 괴로움에 사로잡힐 때가 있습니다. 이 순간 외면으로 드러난 일을 해결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우리를 보내신 분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순종하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본질을 잃고서 문제해결을 바랄 수 없기에 그렇습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진리의 말씀에 대한 예수님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부활 기간을 살고 있음에 기뻐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조연성 야곱 사제(푸드뱅크)
Centre Pompidou Málaga in Málaga, Spain
'말씀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0) | 2021.05.31 |
---|---|
다시 하나가 되게 하시는 성령 (0) | 2021.05.24 |
성령 안에서 기도 (0) | 2021.05.07 |
주님은 우리가 축복을 나누어 줄 수 있게 하기 위해 축복을 주십니다 (0) | 2021.04.30 |
착한 목자 예수님의 아름다운 열매가 됩시다 - 안균호 예레미야(동래교회) (0) | 2021.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