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하나가 되게 하시는 성령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바벨탑 이야기는 인간의 욕심과 교만이 초래한 비극적 사건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하기는커녕 하느님보다 높아지려고 탑을 쌓았던 인간은 뒤섞인 언어로 인해 흩어짐이라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흩어짐으로 인해 인류는 소통하지 못하고 ‘나’와 ‘우리’만의 영역에 머물며 우상숭배와 전쟁과 같은 아픔을 계속해서 겪어야만 했습니다. 갈등, 비난, 혐오 등이 두터운 장벽이 되어 하나가 되지 못하는 그런 아픔을 말입니다.
그러나 오순절에 일어난 성령 강림 사건을 통해 흩어지고 상처받은 이들이 다시 하나가 되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드러납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던 이들이 성령을 통해 저마다의 언어를 이해하는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협조자 성령을 보내주시겠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약속(요한 15:26-27)과 이를 믿음으로 받아들인 이들이 모인 바로 그곳에 성령 하느님께서 역사하셨습니다. 그렇게 흩어지고 쪼개짐으로 인한 상처가 다시 하나로 뭉쳐지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으로 화합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갈등과 혐오 그리고 분열로 인해 계속해서 흩어지는 아픔을 품고 있습니다. 성별, 세대, 민족, 국가, 문화 등의 차이가 차별과 혐오로 이어지는 그러한 시대의 아픔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시기에,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성령께서 흩어진 우리를 다시 하나가 되게 하십니다. 성령께서 우리로 하여금 겸손히 사랑으로 섬기셨던 예수님을 바라보게 하십니다. 우리가 용기를 지니고 세상을 향해 사랑을 드러낼 수 있도록 성령께서 용기와 힘을 주십니다. 우리가 할 일은 믿음으로 주님을 의지하며 나아가는 것뿐입니다. 협조자이신 성령께서 우리를 이끌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김대성 여호수아사제 (화명모두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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