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나라 완성을 위한 공동참여자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갈릴래아에서 선포하신 말씀은 “하느님 나라가 다가왔다.”입니다. 오늘 복음도 씨앗이 품고 있는 생명력의 비유로 성장 속에 조화를 이루는 하느님 나라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풍성한 나무는 뿌리로부터 자양분을 얻어 생명의 신비를 품습니다. 그 신비는 성장과 조화 속에 시간의 주인이 관여함으로 저절로 드러납니다. “저절로 자라나는 씨 비유”는 하느님의 백성으로 초대받은 우리가 그분의 시간 안에 있음을 밝힙니다.
먼저, 하느님 나라의 본을 보여주신 분은 예수님이십니다. 하느님 나라가 어떤 곳인지 가르치셨고, 아픈 사람들을 고쳐주셨고, 억울한 이들의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하느님 나라는 계속되고 있는데, 창조 질서 안에서 성장과 아름다운 조화로 나아가도록 우리를 지금도 초대하십니다. 초대에 응한 자격 조건은 하느님의 질서 안에 순응하며 그분 뜻을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수녀원 뒤편 고택은 참새들이 거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오래된 기와 담장과 우거진 나무 아래에서 신이 나게 움직이는 참새들의 모습에서 하느님 나라가 어떠한지 일부를 봅니다. 수십 마리 훨씬 넘는 참새떼가 걱정 없이 사는 모습이 인간 사회와는 많이 달라 보입니다. 큰 집을 지으려고도 남의 것을 빼앗지도 먹을 것을 쌓아 놓지도 않고 지냅니다. 참새가 한 일은 나뭇가지가 자라는 동안 자연의 질서 안에 만족한 날갯짓뿐입니다.
우리는 구경꾼이 아닌, 하느님 나라 완성을 위한 공동 참여자입니다. 사랑의 씨앗을, 무한한 감사의 씨앗이 잘 성장하도록, 예수님이 하느님 나라가 오도록 하신 일에 지금 여기에서 그 일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일에서 하느님 나라를 엿볼 수 있습니다.
유용숙 안나프란시스 수녀사제 (구미교회)
Dragon Boat Festival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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