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혁명
어찌 보면 예수님이야말로 가장 메시아 같지 않은 메시아였다. 그분은 인생의 대부분을 정치와는 무관한 촌구석에서 농사꾼 서민들 가운데 사셨다. 그분에게는 세상을 바꿀 분명한 계획도, 체제를 뒤엎을 전략도, 사회변혁을 이끌어낼 프로그램도 없었다. 하지만 이전까지 영향력이 전혀 없었던 개개인의 삶을 변화시켜 결국 온 세상을 변화시켰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나라를 이루는 데 열정을 쏟으셨다. 통치자나 정치인들 대신에 하느님이 왕이 되신다면 이 세상이 어떤 모습이 될지에 대한 비전, 그것이 하느님의 나라이다. 하지만 여기서조차 그분은 하느님나라를 어떤 정치적 전략이나 프로그램으로 바꾸려 하지 않으셨다. 대신에 평범한 사람들 가운데 소망과 긍휼, 치유의 문화를 퍼뜨리셨다. 편견과 사회적 장벽을 무너뜨리시고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에게 힘을 주셨다. 그들로 체제 전복을 위한 군사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의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서였다.
… 세상에는 그리스도를 닮은 이들도 많고 그리스도의 현현이라 할 만한 사건도 많다. 하느님이 이 세상에 자신을 새롭게 드러내시는 데 쓰시는 사람들과 그런 순간들이다. 이런 인물이나 순간들을 예수 안에 드러난 하느님의 유일한 계시의 빛과 비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하느님이 깜짝 놀랄만한 곳에서 가장 어울리지 않은 사람들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드러내신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신다.
거기에는 당신도 포함된다!
분노와 이기심, 복수와 무관심 대신 사랑과 화해의 길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매 순간 어떤 식으로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선택을 하는 셈이다.
… 친구들이여, 날개를 펴고 힘껏 날개를 쳐라. 이것이야말로 조용한 혁명이다.
데이브 톰린슨,『불량크리스천』中
p.199 ~ p. 211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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