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나라는 이와 같다 – 마태 20:1-16
저를 만나면 재미있는 이야기를 요청하시는 이웃 사람이 계십니다. 최근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 달라고 어린아이 조르듯 하시기에, 그래서 문득 생각나는 성서 한 부분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성서 내용은 오늘 등장하고 있는 마태오복음 20장 ‘포도원 일꾼과 품삯’ 이야기였습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포도원 일꾼과 품삯’ 이야기와 같다. 현실성은 없지만 재미있고 성서 내용으로 아주 적합한 내용이라며 좋아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요청의 모습이 바뀌었습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성서 이야기를 들려 달라는 자연스런 모습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저는 중고등학교 시절을 서울 양천구 신정동이라는 동네에서 성장했습니다. 등교를 위하여 신정네거리 국민은행 앞 버스 정류장에 있노라면, 새벽부터 하루 일당 작업에 선택받기 위하여 일일 노동자들이 수없이 모여 있었습니다. 추운 겨울이면, 정류장 주변에 있는 종이 쓰레기를 태워가며 일일 고용주를 기다렸습니다. 새벽밥을 먹고 나왔지만 일터로 향하는 봉고차에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 한 가정의 가장들은 하루살이 노동자의 좌절과 두려움을 안주 삼아 깡소주로 아침 시간을 달래곤 하였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선택받지 못한 사람들의 고통을 헤아리는 나라입니다. 성서에서 지불한 돈 한 데나리온(마태오 10장 13절)은 한가정이 하루를 유지되기 위한 최소한의 금액이었습니다. 온종일 마음 졸이다가 한 시간 일한 사람에게도 한 데나리온이 지불된 이유입니다. 그래서 하느님 나라는 “포도원 일꾼과 품삯‘ 이야기와 같다. 라고 하셨습니까? 주님... ”현실성은 없지만 성서 말씀으로는 제일 좋네요“ 하신 이웃 사람의 목소리가 지금도 제 귀가에 맴돌고 있습니다. 현실 속에 하느님 나라를 드러내는 선교, 우리를 구원하는 길입니다. 아멘.
- 서귀포교회 원성희 아모스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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