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맺음 - 예레 31:33-34
“내가 분명히 말해둔다. 그 마음에 내 법을 새겨주어,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다.”
언약의 기초이며 근거인 하느님의 법인 ‘율법’을 히브리어로 ‘레브’라고 읽습니다. 그 뜻은 ‘마음’입니다. 그러니까 하느님께서 언약의 관계를 체결하고 그들의 하느님이 되어주시기 위해 주셨던 ‘법’이란, 사실은 그들을 향한 절절한 당신의 ‘마음’이었던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율법’과 ‘계명’안에 담겨있는 핵심은 보지 못한 채, 자신들에게 부과된 지켜내야 할 의무나 무거운 짐으로만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들은 여전히 겉으로는 말씀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예배도 드렸고, 성전도 찾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말씀을 지키지 않았고 언약을 파기한 책임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자신들에게 율법을 주신 하느님을 몰랐고, 율법 안에 담겨있는 하느님의 마음을 몰랐던 탓입니다. 해야 할 의무는 남았는데, 정작 하느님은 잃어버린 겁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주님의 법을 찬찬히 읽고 묵상해 봅니다. 우리 힘으로는 지켜낼 수 없어 늘 깨어질 수밖에 없던 계명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읽어봅니다. 여전히 정죄감이나 부끄러움, 막막함만 느껴지신다면, 우리는 이 안에서 하느님이 우리에게 어떤 분이신지, 그분의 마음이 무엇이고, 그분의 성품이 어떤 것인지를 발견해야 합니다. 그 때, 비로서 참된 언약관계, 그분의 ‘마음’안으로 들어간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마음과 성품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정의와 공의를 이행하라는 법을 주셨으니, 하느님은 정의와 공의로 온 땅을 통치하시는 분이 분명합니다. 또한 하느님은 우리에게 사랑과 자비, 인애와 긍휼의 법을 주셨습니다. 우리를 향한 그분의 절절한 마음을 주신 겁니다. 그래서 주님의 법은 무거운 짐이 아니라, 읽으면 읽을수록, 묵상하면 묵상할수록 마음이 따뜻하고 영혼이 풍성해지게 합니다. 그분의 다함없는 마음을 십자가위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맛보았기 때문입니다.
- 노현문 다니엘 사제(울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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