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이삭이 팼을 때 가라지 이삭도 드러난다
“밀이 자라서 이삭이 팼을 때 가라지도 드러났다.···· 종들이 주인에게 ‘그것을 뽑아 버릴까요?’ 하고 묻자. 주인은 ‘가만 두어라. 가라지를 뽑다가 밀까지 뽑으면 어떻게 하겠느냐?···· 추수 때에 내가 추수꾼에게 일러서 가라지를 먼저 뽑아서 단으로 묶어 불에 태워 버리게 하고 밀은 내 곳간에 거두어들이게 하겠다.” (마태13:26-30) 고 하십니다.
우리 집 아래, 논이 있습니다. 봄에 농부가 물을 대고, 벼를 모종하여 이제 제법 자랐습니다. 농부는 튼튼하게 자랄 벼를 기대하고 가을을 기다립니다. 그런데 가라지가 왠 말입니까? 가라지는 심지도 않았는데 벼들 사이에서 벼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자라고 있습니다. 열매를 맺을 때에야 확실히 드러납니다. 주님은 가라지를 뽑다가 벼가 뽑혀나갈 수도 있기 때문에 추수 때까지 기다리라고 하십니다. 단 하나의 벼도 잃지 않기 위해서 때를 기다리십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또한 심판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이 세상에는 벼와 가라지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사람도 그의 삶을 통해서 됨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가라지을 당장 뽑아 버리고 싶습니다. 심판은 하느님께 맡기라 하십니다. 하느님이 반드시 심판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심판의 때는 반드시 옵니다. 우리가 할 일은 단 하나, 사랑하는 일입니다. 원수까지 품는 사랑, 무조건 사랑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삶입니다. 원수가 배고파하면 먹을 것을 주고, 목말라하면 마실 것을 주는 일입니다. 이는 사랑의 하느님, 심판의 하느님을 온전히 믿고 맡김으로 가능합니다. 주님의 성품을 닮은 인격체로 그 열매를 맺음으로 주님의 곳간에 들어가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알곡이 되어 하느님 나라의 곳간에서 만나기를 소원합니다.
✠한성규발렌틴사제(거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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