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자녀” - 루가 23:27-28
사도 바울로가 언급한 "하느님의 자녀"라는 말에는 '가부장제'도, 남녀의 구분이나 차별도 없습니다. 물론 "하느님의 자녀"라는 "τῶν υἱῶν τοῦ Θεοῦ"에서 헬라어 남성명사인 υἱός의 복수를 사용하여 "아들들"이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하느님의 후손들" 즉 "하느님의 자녀"로 번역하는 것이 사도 바울로의 뜻에 맞습니다. '아들들'이 아니라 '후손'이지요. 이 후손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모든 믿음의 자녀들을 뜻하는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3장 28절은 이를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유다인이나 그리스도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아무런 차별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은 모두 한 몸을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갈라 3:28
모든 피조물이 간절히 갈구하는 인간의 구원은 남자만의 것도, 여자만의 것도, 신분의 차별도, 성적인 구분이나 젠더의 차이에 관계없이 "하느님의 후손, 즉, 하느님의 자녀"에 의한 구원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는 믿음의 자녀이고 여기에는 어떠한 차별이나 혐오도 없습니다. 그래서 가부장제를 거부하는 이 "하느님의 자녀"의 개념은 교회 내에 모든 차별을 거부합니다. 그것은 모든 상하구조의 권위적 위계 체계와 복종도 거부합니다. "하느님의 자녀"라는 신분은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의 약속을 받은 모든 사람들에게 주어진 특권입니다. 팔과 다리, 눈과 머리가 모두 하나의 몸이듯이 말입니다. 키레네의 시몬처럼 자신이 지고 가는 십자가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짊어지고 가는 가부장제를 넘어서 예루살렘의 여인들처럼 예수의 눈물과 고통의 의미를 아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점점 더 늘어나길 기도합니다. 오늘날 우리 성공회를 대표하여 교회와 세상을 위해 더욱 활발히 기도와 봉사의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모든 성공회의 여성분들의 노고에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예루살렘의 여인들처럼 예수의 고통에 공감하고 함께 울어주는 여러분 덕분에 우리 성공회는 더욱 많은 "하느님의 자녀"를 위해 기도할 수 있을 겁니다. "예루살렘의 여인들" 같은 "하느님의 자녀들"이 넘쳐나는 성공회의 미래를 꿈꾸어 봅니다. ("예루살렘의 여인들아! 성공회 여인들아!" 설교 중 일부 발췌)
채창완 야고보 신부(제주우정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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