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나라 백성의 확장 –마르 7:24-37
6년 전 노틀담 대성당에 화재가 났었습니다. 그 노틀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노틀담 드 파리‘에 노래하고 춤추는 가난한 사람들과 걸인들과 이방인들이 등장합니다. 아름다운 이방의 집시여인 에스메랄다, 그녀를 사랑하는 종지기 곱추 콰지모도, 그녀를 소유하려는 신부 프롤로가 있습니다.
애욕과 권력에 취한 프롤로 신부가 에스메랄다를 죽이려 할때, 그녀는 이방인인 자기와 함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구원해 달라고 기도하면서 ‘아베 마리아’를 간절하게 노래합니다. 이 과정에서 교회에 들어오기를 원하는 가난한 사람들과 걸인들과 이방인들, 그리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신부의 노래와 춤의 대결이 거칠어지며 죽음으로 치달아 갑니다.
마르코 복음서 7장 속의 예수님도 이스라엘인들을 먼저 챙겨야 한다며 처음에는 이방인을 기피합니다. 하지만 시로페니키아 여인의 ‘강아지라도 주인의 부스러기는 얻어 먹지 않느냐.’라는 간절한 호소에, 하느님나라 백성을 이스라엘에서 이방인으로 확장시키는 예수님의 치유가 이어집니다. 사마리아인을 유대인과 동등한 존재로 회복시킨 것은 시대의 금기를 넘어선 예수님 복음의 핵심이었습니다. 이 선언이야말로 종교적 이유로 사람을 차별해온 교회가 되돌아 보아야 할 주님의 목소리인 것입니다.
올해 12월 노틀담대성당 복구가 완료됩니다. 무너진 교회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건축물의 온전한 회복과 더불어,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초대하고 환대하며 춤추고 노래해야 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백성을 확장하는 것이야말로 어려워진 이 시대의 선교가 나아가야 할 근본입니다. 영적이며 실질적인 회복을 위한 교회의 여정에 주님 은총 가득하소서.
- 박용성 바르나바 사제(서대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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