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준 – 마르8:27-38
연중 24주일 복음서의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의미와 제자도가 무엇인지를 가르치시는 중요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본문은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러나 동시에 그 길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에 대해 깊이 묵상하게 합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의 예고 앞에서 인간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예수님의 길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이는 우리가 삶이 평안할 때는 “주님, 주님”하고 부르다가, 삶이 흔들리는 순간 불평불만을 쏟아놓으며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반영합니다. 인간은 고난과 실패를 피하려고 합니다. 지극히 인간적인 관점에서 고난은 괴로움과 아픔을 수반하기에 그러합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오히려 고난의 길, 즉 우리의 생각으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그 길을 가야함을 말씀하십니다.
나아가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자기를 버리고 자기 십자가를 지라"고 명하십니다. 이는 단지 고난을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과 기대 그리고 세상의 기준을 내려놓고 하느님의 뜻에 내 마음을 맞추라는 의미입니다. 눈앞의 두려운 현실을 마주하며 멈추지 말고, 하느님께서 이루실 뜻을 기대하며 묵묵히 나아가는 것, 바로 이것이 신앙인의 마음가짐이자 자신의 십자가를 지는 삶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삶은 때로는 어려운 선택을 요구합니다. 그 삶은 세상의 성공이나 안락함과는 다른 길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죽음과 고통의 십자가를 부활과 기쁨의 십자가로 바꾸신 분이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말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하느님의 뜻은 우리의 욕망과 기대와 다르며 인간적인 이해를 초월합니다. 그러니 내 뜻과 기대를 충족하기 위한 내 안의 우상을 버립시다. 두렵기에 피하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삶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이루실 그 놀라운 일을 기대하며 나아갑시다.
우리의 구원은 주님의 이름에 있나니다. 아멘.
- 김대성여호수아사제(화명모두애교회)
'말씀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때와 그 자리에 님이 있을 때 - 요한 1:47-51, 김대식 토마스아퀴나서 사제(서대구교회) (0) | 2024.09.28 |
---|---|
사람을 섬기는 사람 - 마르 9:30-37(김성완 분도 사제, 거제교회) (0) | 2024.09.20 |
하느님 나라 백성의 확장 - 마르 7:24-37, 박용성 바르나바 사제(서대구 교회) (0) | 2024.09.13 |
"하느님의 자녀" - 루가 23:27-28(채창완 야고보 신부(제주우정교회)) (0) | 2024.09.03 |
예수님처럼 먹히는, 나누는 생명으로 (1) | 2024.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