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서는 예수님이 나타나엘을 만납니다. 예수님이 처음 본 나타나엘의 속마음을 파악하시자, 나타나엘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이며 이스라엘의 왕이라고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나타나엘을 향해 앞으로는 더 큰 일들을 볼 것이라 말씀하시며 51절, “하늘이 열려 있는 것과 하느님의 천사들이 하늘과 사람의 아들 사이를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느님의 천사들이 하늘과 사람의 사이를 오르내리는 것은 야곱이 꿈에서 보았던 내용입니다. 그럼 예수님은 왜 야곱의 꿈을 인용하여 더 큰 일 볼 수 있다고 했을까요? 그것은 야곱의 사닥다리가 예수님으로 대체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유일한 사닥다리이기 때문입니다. 곧 예수님은 신약에서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화해시키는 화해자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원수였던 때에도 그 아들의 죽음으로 하느님과 화해하게 되었다면 하물며 그분과 화해가 이루어진 지금에 와서 우리가 살아 계신 그리스도를 통해서 구원 받으리라는 것은 더욱 확실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우리를 하느님과 화해하게 해주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덕분으로 우리는 지금 하느님을 섬기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로마5:10-11).”
죄인 된 우리는 거룩하신 하느님의 면전은 둘째 치고, 가까이할 수도 없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사닥다리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었습니다. 그분의 피 흘림 없이 우리와 하느님과의 관계는 화해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직 그분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화해는 인간과의 관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완전한 본질을 그리스도에게 기꺼이 주시고, 그리스도를 내세워 하늘과 땅의 만물을 당신과 화해시켜 주셨습니다. 곧 십자가에서 흘리신 예수의 피로써 평화를 이룩하셨습니다(골로1:19-29).”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피조세계와의 화해를 말하고 있습니다. 즉 우주전체를 말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화해보다는 이기주의에 빠져있습니다. 물질 이기주의, 생존 이기주의, 자국 이기주의 등 인간의 잘못된 욕망과 욕심을 당연시하는 환경에 살고 있습니다. 이 결과로 인재(人災)인 코로나19로 인해 어두운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예수님의 화해의 깊은 의미를 깨우쳐, 어둠 속에 빛을 발하는 우리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 곽무호 여호수아 부제 (마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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