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야만 얻을 수 있는 것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의 조건은 겉으로 보기에는 다양해 보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재물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행복한지 아닌지 갈립니다. 우리는 높은 지위, 학력, 명예, 좋은 생활환경 등을 원합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다 돈으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은 많은 것을 돈을 주고 사고 팔 수 있습니다. 한 때 유행했던 가요 가사에 ‘뭐니뭐니해도 머니’라는 말은 여전히 오늘 우리 삶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돈을 벌고, 재물을 쌓기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합니다. 누구는 꿈을 포기하고, 누구는 소소한 일상을 포기하고, 누구는 가정을 포기하고, 또 누군가는 인간성마저 포기하기도 합니다.
약 2천 년 전 예수께서 하느님 나라를 전파하실 때도 오늘날과 많이 다르지 않았나 봅니다. 어느 날 찾아온 부자청년이 예수께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겠습니까?”라고 질문하며 자신이 율법을 잘 지켰음을 보여줍니다. 그런 그에게 예수는 딱 한 가지를 요구합니다.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재물이 많았던 청년은 근심하면서 예수를 떠납니다. 이에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 보다 어렵다.”고 하시고 곧바로 복음을 위하여 또 예수를 위하여 이 땅의 재물을 버리는 사람은 이를 이 세상에서 돌려받고, 내세에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문자 그대로 가진 것을 다 버려야 할까요?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사실 우리가 버려야 하는 것은 ‘욕심’이 아닐까요? 이 땅에서 나 혼자만 잘 살고자 하는 욕심, 그래서 이웃이 가진 아주 작은 것 마저 다 빼앗으려는 그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이 땅과 모든 사람들을 살리는 복음, 이 세상 모든 사람을 위해서 십자가 지신 예수를 위하여 오늘 우리의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우리의 눈을 들어 이웃을 향할 때, 사랑의 손을 이웃에게 펼칠 때 이 땅에 임하는 하느님 나라를 우리는 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교무국 박준헌 미가 부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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