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성전 중심의 공동체로 시작되었습니다. 성전은 광야생활의 성막(Tabernacle)이 발전된 모습으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 안에 함께 하심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처소였습니다. 솔로몬의 성전은 바빌론 침공으로 완전히 무너졌다가 스룹바벨에 의해 다시 재건됩니다. 그후 헤롯 때에 이르러 본문에 나오는 화려한 성전으로 단장하는 장면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성전을 보면서 감탄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화려한 저 성전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실제로 63년에 완공됐던 이 성전은 70년에 침공한 로마 장군 티투스에 의해 돌 하나도 남기지 않고 초토화되어진 채 지금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복음서에서도 보듯이 이스라엘 남자는 일 년에 세 번, 유월절, 칠칠절, 초막절에는 성전에 와서 제사를 드려야하는 율법의 규정에 따라 성전에 와야 했습니다. 예수님과 성전의 관련은 세 번 언급됩니다.난지 8일 만에 성전에 봉헌하러 부모님과 오셨습니다. 12살 명절에 성전에서 율법학자들과 토론하는 예수님을 봅니다. 공생애 중 성전 정화하시는 모습입니다.
본문에서 제자들에게 성전 파괴를 언급하시는 예수님이 단지 성전 자체만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외형적인 성전 제사로는 형식적인 것에 그칠 뿐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이 겉으로만 경건한 척, 안주하는 것에 대하여 책망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은 외형적인 성전이 무너짐과 동시에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믿는 이들 안에 함께 하시는 예수님으로 인하여 새로운 성전의 시대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마음에는 그리스도의 피가 뿌려져서 나쁜 마음씨가 없어지고 우리의 몸은 맑은 물로 씻겨 깨끗해졌으니 이제는 확고한 믿음과 진실한 마음가짐으로 하느님께로 가까이 나아갑시다. 히브리서 10장 22절입니다.
우리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이것이 시작일지 모르겠습니다. 혼란과 무질서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세계 도처에 재난이 끊이지 않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가운데 “아무한테도 속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예수님의 말씀은 혼란하고 재난이 계속되는 이 시대에 하느님의 뜻을 분별하며 하느님 자녀된 한 사람 한 사람이 성령이 함께 하시는 성전이기를 간곡하게 당부하시는 말씀입니다.
유명희 테레사 사제 (거제교회)

El Ta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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