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관기의 이스라엘이 선지자 사무엘에게 “다른모든나라처럼왕을세워우리를다스리게해주십시오.”하고 요청합니다. 마음이 언짢아진 사무엘이 야훼께 기도하자 하느님께서는 “그들은... 나를 왕으로 모시기 싫어서 나를 배척하는것이다.”하고말씀하시면서 사무엘을 통해 왕의 통치에 대한 엄중한경고를 하시지만, 백성들이 고집을 피우자 왕을 세워주도록 허락하십니다.
이스라엘백성들은 하느님의 엄중한 경고에도 왜 자신들의 왕을 세워주기를 고집스럽게 요청한것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자신들을 구해줄 영웅이 필요했습니다. 경고의 말씀에도 고집을 피운 이스라엘백성이 말합니다. “우리는왕을모셔야겠습니다. 그래야 우리도 다른나라 처럼 되지않겠습니까? 우리를 다스려줄 왕,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를 이끌고 나가 싸워줄 왕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시간이 흘러 예수께서 사역하시던 때에도 사람들은 자신들을 구해줄 영웅을 찾고 있었습니다. 도처에서 메시아임을 자청하는 이들도 있었고, 사람들이 구원자로 치켜세우는 자들도 있었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이 베풀어졌을 때 사람들이 예수님을 억지로 왕으로 모시려하고, 그들을 피하신 예수님을 그들이 찾아나섰을 때 예수께서는 그들이 당신을 찾는것은 기적의 뜻을 깨달아서가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라고 그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유한의 삶 속에서 인간은 안녕과 번영을 본능처럼 구하며 살아갑니다. 이 욕망속에서 나를 도와줄 영웅을 기대하기도 하고, 또 스스로 영웅이되고픈 열망을 품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인 내가 기대하고 기다리는 왕, 요한묵시록의 구름타고 오실분은 어떤왕이실까요? 장차오실 왕이신 그리스도를 기다린다는 것은 또 무슨의미일까요?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을 인류구원의 희생제물이 되신 구원자라고 고백하는 그리스도인의 신앙은 분명 판관기의 이스라엘백성들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에 예수님을 찾아나선 이들이 세우려는 왕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믿음이 아닙니다. 우리의 왕으로 오실 그리스도는 고난가운데에서도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살아가고 자자신을 버리고 자기의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지신 섬김의 왕이십니다.
따라서 섬김의왕이신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뜻인 극진한사랑 이외의것을 얻기위해 하느님 아닌것을 섬기며 살아가지않습니다. 오직 사랑이신 하느님만이 우리의 왕되시기를 소망합니다.
안균호 예레미야 사제(동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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