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ho chamber
요즘 들어서 우리가 제일 많이 관심을 갖고 중요한 일상이 되어버린 것이 SNS(Social Network Service)이다. 특정한 관심이나 활동을 공유하는 체계라고 이해하고 있고 이러한 연결망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유익한 면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정보의 빠른 공유는 괄목할 만한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과거에는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을 찾는 것조차도 여러 과정과 시간을 거쳐야 함께 할 수 있었다. 그것도 좁은 영역에서만 가능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SNS을 통한다면 몇 분 내 아니 몇 초 내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을 찾고 여러 가지 정보를 순식간에 공유한다.
그러나 이렇게 연결된 온라인상의 공간에서는 어떠한 정보가 그 공간 안에서만 맴도는 단점이 생기게 된다. 이것을 Echo chamber effect라고 부르는데 밖으로는 나가지 않고 방안에서만 크게 도는 울림이라 한다. 같은 취미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온라인상의 공간에서 매일, 매순간 유통되는 정보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만 증폭시켜 사실이라 믿게 되고, 편향적 특성을 가지게 되어 외부와는 또 다른 단절된 소통을 하게 되는 것이다.
세례자요한은 당시 성전과 회당을 중심으로 한 예루살렘과 종교지도자들의 신앙에서 Echo chamber를 보았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멀리 떠나 광야에 머물면서 진짜 하느님 소리를 듣게 된다. 그리고 이 땅에 오시는 예수님을 가장 큰소리로 맞이하게 된다. 대림절을 보내는 우리에게 어쩌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람소리, 새소리, 들짐승소리가 나는 광야로 나가는 것일지 모른다. 나와 우리의 신앙의 모든 공간에서 맴도는 정제되고 아름다운 메아리 소리를 뒤로 한 채, 광야의 거친 소리를 듣기를 바란다. 그곳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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