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요한 1:5)
새로운 바이러스가 언론에 보도되었을 때, 사람들은 이를 가볍게 지나치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대유행이 장기화됨에 따라 ‘코로나 블루’라는 정신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적인 구조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바이러스의 유행이 사람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기대마저 앗아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짙은 어둠 속에 버려진 무력한 존재가 되어 더 이상 희망을 품을 수 없는 세대, 바로 슬픔과 절망으로 점철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아닐까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토록 짙은 어둠으로 인해 우리의 마음 한편에 여전히 작은 기대와 희망이 꿈틀대며 자라는 것을 느낍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수많은 의료진들과 관계자들의 수고를 비롯하여, 마스크 나눔, 가난한 이웃을 위한 기부 등 어려운 시기에 더욱 나누고, 봉사하고, 섬기며 사랑과 감동을 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고통과 슬픔으로 가득 채워진 세상처럼 보이지만 그 가운데 드러나는 사랑과 섬김의 작은 손길들은 희망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그간 우리가 잊고 있었던 사랑이 여전히 우리의 삶 곳곳에서 위로와 격려, 따스함과 미소라는 빛으로 어둠을 밝히고 있습니다.
대림절기 가운데 네 번째 주일을 맞이하는 오늘, 우리는 네 개의 초들이 모두 점화되어 환하게 타오르는 대림초를 바라보며 기대합니다. 짙은 어둠을 환한 빛으로 가득 채우실 예수 그리스도를, 연약한 이들을 강함으로 세우시고 절망을 희망으로 채우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을 믿고 의지하는 이들에게 영원토록 자비를 베풀어주실 예수 그리스도를 말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빛을 이어받은 하느님의 자녀들입니다. 이제 눈물을 닦고, 슬픔과 절망을 떨쳐내며, 아픔으로 인해 신음하는 세상을 향해 위로와 희망을 전하며 힘차게 나아갑시다. 세상 곳곳에서 타오르는 작은 사랑의 빛이 더욱 환하게 타오를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빛이신 주님께서 짙은 어둠을 환하게 밝히실 것을 기쁨과 설렘으로 기대합시다.
김대성 여호수아 사제(화명모두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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