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의 증거
오늘 복음에서 요한은 구원을 묻는 사람들에게 회개의 증거로 행실의 변화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당시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그리스도를 기다리던 유대인들에게 요한의 이야기는 깊은 울림을 주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곧 오실 그리스도와 종말의 때에 어떻게 해야 구원을 받을 수 있는지를 무척 알고 싶어한 것으로 보입니다.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녀는 만드실 수 있는 하느님의 능력 앞에 한없이 무기력한 인간들이 불 속에 던져지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걱정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요한의 답변은 참으로 간단합니다. 회개하라 그리고 회개의 증거를 행실로 보이라고 말합니다. 늘 그렇지만 간단한 것이 실천은 어렵습니다. 특히 행실의 변화로 회개의 증거를 보인다는 것은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기존에 누리던 것과 일상적 삶의 행태에 급격한 변화가 오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회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음에도 큰 변화에는 선뜻 마음이 가기 어렵습니다. 요한은 단순하고 과감하게 말합니다. 행실로 보이지 않는 회개는 없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오늘 복음이 전하는 요한의 이야기를 잘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회개 안에 마음의 변화는 쉽게 말하지만 행동의 변화가 미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회개란 본디 삶의 방향을 틀어 새로운 지향점을 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때 나타나는 극명한 변화는 실질적 행동을 통해서입니다. 마음만 앞서는 회개는 진정하지도 않으며, 거짓 회개일 수 있습니다. 요한의 말처럼 진정한 회개란 삶의 방향을 틀어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데 있습니다.
오늘 복음이 우리에게 부담이 된다면 아직 회개의 진정한 의미를 돌이켜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대림 기간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우리 안에 삶의 변화를 통한 진정한 회개가 일어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삶의 변화로 이어지는 회개 가운데 그리스도이신 우리 주님께서 우리를 불러주시는 소리를 듣기를 기도합니다.
조연성 야곱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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