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주된 정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무한 경쟁사회 속에서 이 세상이 정한 기준에 맞춰서 생산성을 갖추고 효율성을 높여 경쟁력을 가져야만 합니다. 이에 부합하지 못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세상에서 필요 없는 존재로 느낍니다. 또 다른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조건이 좋은 사람들 조차 끊임없이 더 나은 삶, 더 높은 자리를 위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 스스로를 다그치고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가며 이것을 ‘내일을 위한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합니다. 능력이 많고 적음을 떠나 우리는 모두 열등감 속에 묻혀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율법학자 한 사람이 주님께 나아와 “모든 계명 중 첫째가는 계명이 무엇입니까?”하고 묻습니다. 뒤에 나온 예수의 대답은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첫째는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둘째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여라.” 이 내용은 신앙생활 경력이 어느 정도 있으신 분들이라면 수차례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익숙한 말이기도 합니다.
우리를 만드시고 생명을 주시고 우리의 존재 자체를 긍정하시는 하느님, 우리를 먼저 찾아오신 하느님의 사랑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이어서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이 또한 ‘당연하지’ 하며 넘어가려고 하는데 어떻게 사랑하는지 사랑하는 방법이 마음에 걸립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서두에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우리는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잊고 살아갈 때가 너무 많습니다. 시험에 떨어졌을 때, 원하는 학교에 진학하지 못했을 때, 취업을 하지 못했을 때, 사업에 실패했을 때, 크고 작은 실수를 했을 때, 사랑하는 가족들과 다퉜을 때 그 밖에 여러 가지 일로 자신을 가치 없는 사람, 못난 사람으로 여기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해야합니다. 하느님은 우리가 한 어떤 일 때문에 우리를 사랑한다고 하지 않으십니다. 존재 자체로 귀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하느님의 사랑을 받은 우리는 나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이 사랑을 바탕으로 이웃을 사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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