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에는 하느님이 없습니다.”
오스트리아 화가 훈데르트 바서는 언젠가 “직선에는 하느님이 없다.”고 했습니다. 직선이란 무엇일까요? 우회를 용납하지 않는 완고함, 다른 사람을 살필 줄 모르고 앞만 향해 달려가는 마음이 아닐까요? 그러나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은 직선이 아닙니다. 우리의 몸, 우리 마음의 결, 우리 삶의 길, 성공적인 인간관계…. 이것들이 과연 직선일까요? 작도하듯 그어진 완벽한 직선에는 하느님이 없습니다. 하느님의 마음이 없습니다.
우리가 사는 시간, 우리가 지닌 가능성, 우리가 겪는 상황…. 이 모든 것은 천천히 나선형으로 자랍니다. 구부러진 결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일을 직선 긋듯이 똑바로, 쉽게, 직통으로, 똑떨어지게 하려는 마음은 하느님과 마찰을 빚습니다. 그런 마음을 지니면 하느님이야 말로 곧은 선을 그을 능력이 없다며 분노할지도 모릅니다. 직선적인 믿음은 모든 일을 밀고, 끌고, 잡아당기고 주무르려 합니다. 우리는 가끔 하느님을 가르치려고 하지 않나요?
『가문비 나무의 노래』
(마틴 슐레스케, 유영미 역) p. 95
'말씀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물을 치겠습니다. (루가 5:5) - 김성완 분도 사제(거제교회) (0) | 2022.02.04 |
---|---|
메시야 취임식 (0) | 2022.01.28 |
표징을 여는 믿음과 순종 - 채창완 야고보 사제 (제주 한일우정교회) (0) | 2022.01.20 |
세례 은총을 기억하라! - 유용숙 프란시스 수녀사제(구미교회) (0) | 2022.01.11 |
유다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있느냐? - 박준헌 미가 부제(교무국) (0) | 2022.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