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을 치겠습니다. (루가 5:5)
예수님은 겐네사렛 호수에서 배를 타고 사람들을 가르쳤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 천국이 저희 것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마음이 가난한 자는 대체로 사회에서 가난하고 힘이 없다. 정직해서 거짓말을 못 하는 사람들이다. 겁이 많아 도전하지도 못한다. 스스로 한계를 느끼고 하느님 밖에 도와줄 분이 없음을 고백하는 자다.
직업이 목수인 예수님이 어부 베드로에게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쳐 고기를 잡아라.” 말씀하셨다. 겐네사렛 호수 바닥을 손바닥 같이 보는 베드로가 가장 애착을 갖고 확신하는 직업이 “어부”의 자리이다. 배를 버리고 호수를 떠난다는 것은 그에게는 죽음이다.
그러나 베드로는 “선생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못 잡았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니 그물을 치겠습니다.” 그물을 내렸을 때, 그물이 찢어질 정도의 물고기가 잡혔다.
베드로는 떨면서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립니다. 신앙고백을 했습니다. “주님, 저는 죄인입니다. 저에게서 떠나주십시오.” 하느님을 만난 사람의 고백이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이제부터 사람들을 낚을 것이다.” 하시니 베드로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 나섭니다. 베드로의 믿음도 아니고 복종도 아닙니다. 다만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오랫동안 기다려 주셨고, 그 분이 은혜로 받아주셨다. ‘두려워 말라’하시며 즉시 모든 것을 받아주셨다. 베드로는 여러 번에 걸쳐 부르심을 받았고, 그러면서 조금씩 단단한 반석(게바)으로 다듬어져 제자가 된 것이다. 비린내 나는 고기잡이 어부에서 인간 영혼을 구원하는 주님의 제자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하느님을 믿어야 새로운 계기가 생깁니다. 나의 지식과 경험을 넘어설 때 우리는 하느님을 만납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따를 때 우리의 신앙은 익어갑니다. 나의 지식과 경험을 넘어서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니 그물을 치겠습니다.”하고 따를 때 풍요로운 결실이 맺습니다. 이 복음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살아갑시다.
김성완 분도 사제 (거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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