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은 머리가 아닌 몸의 일
“하느님께서 예수를 다시 일으키셨다!”는 선포가 1세기 초대교회 때부터 주된 부활의 메시지였습니다. 부활은 더 이상 죽음이 예수를 가두어둘 수 없음을, 예수가 시작한 일을 멈출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몸이 있어 내가 실존하는 것이고, 내가 몸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 나와 몸은 하나입니다. 우리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몸만 대면하지 않습니다. 내가,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실존을 동시에 대면합니다.
“몸의 부활을 믿으며”, 무슨 뜻일까요? 어떤 부활일까요?
세례성사의 문답에서 몸의 부활을 믿는다고 고백하며,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되었습니다. 사도신경을 통하여 몸의 부활을 고백하며 지속적으로 이 사실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예수 부활은 머리가 아닌 몸의 일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물론 부활 이전과 다른 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마커스 보그의 표현대고, 부활 이후의 예수님이십니다. 몸의 부활은 예수님뿐 아니라 예수님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도 포함됩니다. 특히 지금 내가 몸으로 존재하듯이, 부활하신 예수님은 당신의 몸인 교회뿐 아니라 교회 밖 교회로도 존재하십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전례 안에만 제한되지 않고 전례 밖에서도 몸으로 존재하십니다. 지난 주일에 새 성당으로 이전하고 축복식을 한 제주한일우정성당은, 그동안 12년 동안 건물 주인이 임차료를 한 푼도 올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시세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임차료를 받았습니다. 천주교 교우인 그 분들을 보면서, 자본주의 세상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의 몸을 경험하고, 감격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의 몸만 받아먹는 교회로 머물지 말고, 이젠 자기 자신을 내어주는 교회여야 합니다. 그 몸이 그 몸이어야 합니다. 몸의 부활을 믿을 뿐 아니라 몸의 부활의 현실을 믿습니다. 동고동락하는 신부님들을, 한결 같으신 수녀님들, 열심히 사시는 교우님들, 하나인 형제 교구들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몸의 부활의 현실을 목도합니다. 알렐루야!
박동신 오네시모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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