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생명을 믿는 행복의 길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무서워서 문을 닫아걸고 숨어있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평화를 기원하시고, 당신이 보내어진 것처럼 제자들도 보낸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성령을 주시고, 사죄의 권한을 부여하십니다.
부활을 믿지 못하는 제자에게 당신의 몸을 만져보게 하시고 의심을 버리고 믿을 것을 요청하시며 보지 않고 믿는 이들이 행복하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요한복음 기자는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고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기 위해 이 글을 썼다고 밝힙니다.
부활, 평화, 파견, 성령, 용서, 믿음, 생명 등이 본문에 담긴 핵심어들입니다. 얼핏 보면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사건에 따라 나열된 듯 하지만, 이 모든 주제들은 하나의 사실에 집중합니다.
바로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시라는 사실입니다. 그리스도이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를 믿고 생명을 얻어 평화를 누리고 성령을 받아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지는 것, 그것이 행복의 길이라는 것이지요.
자칫 오해하면 지난 2천 년 교회사에서 벌어진 교회의 죄악처럼 교조적 믿음 속에서 지니는 우월적 권한으로 폭력을 행사할 위험이 있습니다. 권력을 지니고 종교재판을 행사하는 것이 요한복음 기자가 말하는 행복의 길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연약한 자들을 위한 하느님의 사랑을 선포하다가 연약한 모습으로 죽임을 당한 예수님에게서 하느님께서 구하시는 참된 생명의 길을 발견하고 용기를 얻어 평화를 누리며 성령의 능력으로 연약한 이들을 섬기는 믿음의 삶을 살라는 말씀입니다.
역사적 예수의 부재는 이제 믿음 안에서 부활 생명으로 현존하시는 그리스도 예수의 영광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사람에게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복종하는 것,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육신과 영혼 모두를 죽일 수 있는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것, 사랑 없는 세상의 질서가 아니라 극진한 사랑이신 하느님의 질서에 속하여 살아가는 것, 이 믿음의 삶이 행복의 길임을 아는 지혜를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안균호 예레미야 사제(동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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