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계명
예수님은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에게 새 계명을 주셨습니다. 그 계명은 바로 ‘서로 사랑하여라’입니다. 당신께서 제자들을 사랑하신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고 말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세상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고 예수님의 제자들임을 알게 될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이야기는 듣기에 쉬워도 실은 적잖게 어려운 말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란 조건과 상황을 가리지 않기에 그렇습니다. 우리는 이 말을 얼마나 잘 지키며 사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나의 유불리나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는 사랑이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일상에서 이것이 가능한 영역은 가족 정도라고 보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가족끼리만 사랑하라는 의도로 이 말씀을 제자들에게 하신 것이 아니라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사랑만큼 미움과 분노가 일상적인 우리 삶에서 오늘 복음은 되풀이해서 읽을수록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그런데도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을 지켜야 할 일종의 의무가 있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삶이 결과적으로 우리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기에 그렇습니다. 나아가 예수님의 삶의 궤적을 따를 수 있는 유일하고도 가장 빠른 길이기에 그렇습니다. 사랑하는 삶은 교회 안에서도 그렇고 밖에서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만큼 우리의 마음을 내려놓고 세상을 따스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훈련과 삶의 반복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제자들과 잠시 같이 계실 것을 말씀하신 예수님의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은 참으로 큰 울림을 줍니다. 결국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활 이후 시간을 보내는 우리에게 오늘 복음은 다시 한번 예수님의 가르침이 소중하고 그 길을 따르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책무라는 점을 상기해 줍니다. 서로 사랑하는 삶의 자리에 서서 예수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교회와 세상에서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는 모두 예수님의 길을 따르는 제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조연성 야곱 사제 (학원선교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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