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시대의 징표를 보여주시오
예수님의 시간, 시대의 징표는 무엇이었나.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사두가이파 사람들은 예수님을 늘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하느님의 말씀을 권위있게 선포하는 것도 사람들에게 깊은 존경을 받는 것도 인정할 수 없다. 예수님의 삶과 신앙을 통해 보여주었던 가난하고 병들고 죄지은 이들이 하느님의 구원에 첫 번째라는 사실 또한 받아들일 수 없다. 그래서 묻는다. 당신이 진정한 메시아라면 지금 당장 하느님의 징조를 우리 앞에 보여주시오.
답답하셨을 예수님의 심정이 마태오 복음서 속에 그대로 묻어난다. 악하고 신의 없는 이 시대에 보여줄 것이 하나도 없다고. 사실 예수님은 당신의 말씀과 행동을 통해 늘 하느님 나라를 보여주고 있었다. 특별히 시대의 고통과 어려움 속에 살아가는 이들에게 하느님 나라는 지금 당장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눈을 잠시 세상에 돌리기만 하면 시대의 징표를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지금 이 시간, 시대의 징표는 무엇인가.
이 시대의 사람들은 교회에 다니는 이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본다. 힘들고 지친 이들을 가르치고 치료하고 어루만져 주었던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볼 수 없다고. 교회가 하느님의 구원 사역에 진정으로 필요한지, 하느님의 징조를 지금 당장 보여줄 수 있는지를 우리에게 묻는다
머뭇거리는 우리를 바라보며 답답해 하실 예수님을 바라본다. 정의롭지 못해 상처받고 있는 이들에게 눈을 돌려달라고. 평화롭지 못해 불안에 떨고 있는 이들에게 손을 잡아주라고. 기쁘지 않아 슬퍼하는 이들에게 발길을 멈추어달라고. 눈과 손과 발길을 잠시 세상에 돌리기만 하면 하느님의 징표를 알 수 있다고 오늘도 말씀하신다. 하느님의 징표는 지금 당장 일어날 수 있다고 예수님은 응원하신다. 그 은총이 우리에게 임하기를.
박용성바르나바사제 (서대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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