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과 빛
소금과 빛은 구약성서에 기록된 곡식예물을 바치는 장면을 떠오르게 합니다. 유대교 제사에서 곡식예물을 바칠 때, 고운 가루로 갈려진 곡식에 소금을 뿌려서 불살랐습니다. 그 향과 연기로 하느님께 올려드리는 것이 곡식예물을 바치는 절차입니다. 소금을 뿌린 곡식예물과 이를 태워 밝혀지는 빛, 이것은 생명의 빵이신 그리스도께서 산 제물이 되셔서 어두운 세상을 빛으로 밝히시며 구원하시는 것을 나타내는 예표와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이들을 향해 소금과 빛이라 칭하십니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나약하고 보잘것없는 사람으로 여겨질 수 있는 이들이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그 사랑 안에 머물 때 존재의 역전이 이루어집니다. 하느님께서 올려드리는 귀한 제물로 말입니다. 누군가에게 사랑으로 용기를 주고, 사랑으로 힘이 되며, 사랑으로 위로하고 섬기는 삶, 바로 이것이 세상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하는 그리스도인의 삶이자 하느님께 기쁨이 되는 삶입니다.
그렇다면 소금과 빛인 우리는 하느님께 바쳐지는 예배자임이 분명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예배는 삶 자체로 하느님께 영광이 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삶은 하느님을 섬기고 세상에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인이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할 때 온 세상에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날 것입니다.
마치 짙은 어둠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금과 빛의 역할이 더욱 분명히 드러나야 할 세상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에 의지하여 담대하게 세상을 향해 나아갑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김대성 여호수아사제 (모두애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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