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으로 결단하며 나갑시다.
지난 주일은 성삼위일체 대축일이었습니다. 이제 특별한 날에서 평범한 일상처럼 연중주일로 접어들었습니다. 오늘 1독서는 창세기 12장입니다. 그전 11장은 바벨탑 사건입니다. 하느님께서 언어를 흩으신 다음 창세기 12장은 아브람이 하느님의 부름받는 소명 장입니다.
아브람은 갈대아라 일컫는 메소포타미아 지역 하란에서 살았습니다.
“네 고향과 친척과 아비의 집을 떠나 내가 장차 보여줄 땅으로 가거라.” 고향과 친척과 아비의 집을 떠나서 장차 보여줄 땅으로 가라고 하신 이때 아브람은 75세였습니다.
하느님께서 모든 삶이 담겨있는 고향, 친척, 아비를 떠나가라는 이 부름은 지금 현재 예수님을 믿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도 하시는 말씀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몇 번을 떠나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란은 이방신을 믿고 우상숭배하던 지역이기에 그곳에서 떠나야먄 하느님을 예배하는 이스라엘을 세우기 위한 첫걸음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장소 뿐만 아니라 지금껏 살아온 습관, 문화, 가치관 등 생활과 정신적인 것에서 떠나 삶의 방향을 전환하는 이것이 믿음이며 순종입니다.
예수님은 마태오에게 “나를 따라오너라”하고 부르시자 세관 마태오는 하던 일을 내려놓고 주님을 따라갑니다. 회당장은 그의 딸이 죽었음에도 예수님을 찾아와 손을 얹어주시면 살아날 것임을 믿음으로 고백합니다. 그 집에 가던 중 열 두해동안 하혈병을 앓던 여인은 예수님의 옷자락에 손을 대면 병이 날 것을 믿고 예수님의 뒤편에서 옷에 손을 대자 치유됩니다.
예수님이 회당장의 딸의 손을 잡으니 생명을 얻고 일어납니다.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듣기 시작하는 것이 ‘말씀과 기도’입니다. 이것이 신앙생활의 틀이라면 거기에 채워야하는 내용이 ‘믿음’일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그를 불러 장차 그의 몫으로 물려주실 땅을 향하여 떠나라고 하실 때 그대로 순종했습니다. 사실 그는 자기가 가는 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떠났던 것입니다. (히11:8)’ 그리고 마태오, 회당장, 하혈병 앓는 여인 등 이들도 믿음으로 순종했고 성경과 성인들의 일화는 모든 걸 알고 믿고 따르기보다는 알지 못하고, 바랄 수 없는 중에도 소망을 갖는 사람들 얘기가 넘쳐납니다.
성삼위일체 축일 이후부터 녹색으로 상징되는 가장 긴 기간 연중주일에 들어서는 오늘 성경본문들을 통하여 믿음의 도전을 받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무엇하나 바랄 수 없는 환경과 여건가운데서도 하느님의 부름을 따라간 믿음의 선조들의 삶을 본 받아 믿음과 순종과 충성으로 다시 결단하며 나가는 행보를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유명희 테레사 사제 (거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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