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를 위해 내어놓는 삶 – 마르 10:17-31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은 우리가 어디를 향해 떠나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어디로부터 떠나는가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떠난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자기 자신의 현실 속으로 되돌아오기 위한 것입니다. 끝과 시작처럼 떠난다는 것과 되돌아온다는 것은 하나입니다. 자기 자신으로부터 떠남으로써 자기 자신에게로 되돌아오는 것입니다. 최승자의 “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중의 발췌 내용입니다.
오늘 말씀 중에 어떤 사람이 달려와서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묻습니다.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가서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어라.”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던 그 사람은 ‘재산이 많았기 때문에 이 말씀을 듣고 울상이 되어 근심하며 떠나갔다.’고 합니다. 어디론가 향해 떠나가려고 했던 그 사람. 하지만 예수님의 대답은 너로부터 떠날 준비는 되어 있는가의 질문이었습니다.
‘살인하지 마라.’ ‘간음하지 마라.’ ‘도둑질하지 마라.’ ‘거짓 증언하지 마라.’ ‘남을 속이지 마라.’ ‘부모를 공경하여라.’라는 계명들을 지킴으로써,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타자를 위해’ 자기 자신을 내어놓으라는 말씀에 주목합니다.
진정한 신앙적 삶을 돌아봅니다. 나 자신을 내어놓지만, 결국 나는 ‘영원한 생명’이라는 하느님의 충만함을 얻습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영원한 생명을 향해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로부터 떠나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가득 채워지기를 청해봅니다.
- 문관우 스테파노 사제(진주산청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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