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마을에 평화는 없고… - 마르13:1-8
남쪽으로 흐르는 요르단강이 사해와 만나는 지점에서 지중해로 가는 이스라엘 중심부 산악에 위치한 도성 예루살렘은 오랜 기간 이스라엘 역사의 중심이었다.
가나안 여부스족의 전략적 요충지였던 땅을 여호수아가 점령하고 다윗 이후 예루살렘에 솔로몬의 성전이 세워지지만, 바빌론에 의해 무너지고 만다. 바빌론 포로생활을 끝내고 돌아온 느헤미아와 백성들은 고레스의 칙령에 따라 성전을 재건하지만 ‘평화의 마을’ 에 세워진 성전은 여전히 이방인이 들어오면 사형에 처한다고 경고하고 여인을 대놓고 차별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힘과 폭력, 차별이 당연시되는 성전’이 세워진다.
예수 시대에 예루살렘 성전은 헤롯의 성전이라 불렸다. 당시 예루살렘 성전엔 700명의 사제들이 번제와 정결례를 비롯한 수많은 제사를 드렸지만, 예수님은 성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악행을 보셨고 그 판을 둘러 엎으셨다.
예수와 함께 예루살렘 성전을 나오는 길에 한 제자가, “저 돌들을 보십시오.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라는 말에 지금에 눈으로 보고 있지만, 저 돌들이 하나도 제 자리에 있을 것이라 시며 예루살렘 파괴를 예언하신다. BC 19년부터 80여 년에 걸쳐 건축된 예루살렘 성전은 AD 63년 완공되나 약 6년여 세워져 있다가 AD 70년 유다 전쟁으로 무너진다.
마르코복음은 유다 전쟁 이후 기록되었으니, 복음서 저자는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져 있는 것을 보며 성서를 기록한 것이다. 마치 밤사이 내린 이슬이 아침 햇살에 순간 스러져버리듯, 한 번도 평화가 없던 살렘의 땅에 세워진 허울뿐인 화려한 성전의 파괴를 무심하게 예언하는 예수!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3대 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엔 무너진 성전의 한 쪽 벽인 통곡의 벽만이 조금 남아 있다. 예루살렘 성전 파괴를 예언하는 예수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성서는 ‘오늘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 들려주고 싶은 것일까?’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진 자리에 우린 ‘하느님의 이름으로’ 또 무엇을 억지로 세우려 하고 있지는 않은가?
성경원세례자요한사제(문화선교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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