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이를 찾아오신 주님 - 루가 19:1-10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점점 더 빠르고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효율이 관계보다 중요해지고, 인공지능의 발달은 기존의 직업의 틀을 부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갈 길을 잃은 많은 이들이 마음의 외로움과 불안을 느낍니다. 사람들 속에 있으면서도 고립된 듯 살아가는 이 시대의 모습은, 마치 복음서 본문 속 자캐오의 모습과도 닮아 있습니다.
자캐오는 예리고의 세관장이었습니다. 그는 로마의 세금을 대신 거두던 세리들의 우두머리로, 동족에게는 배신자로 여겨졌습니다. 부유했지만 사람들로부터 미움받았고, 마음은 늘 외로웠습니다. 그러던 그가 당시 화제의 중심에 계셨던 예수님을 보기 위해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갑니다. 그 순간, 예수님은 군중 속에서 그를 쳐다보시며 말씀하십니다. "자캐오야, 어서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19:5)
이 한마디는 하느님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줍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주님을 찾기 전에 먼저 우리를 찾아오십니다. 주님께서는 사람들의 눈에 잊힌 이들을 향해 다가가시고, 이름을 불러주시며, 닫힌 마음의 문을 두드리십니다.
그 사랑 앞에서 자캐오는 변화합니다.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렵니다. 속여 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 갑절은 갚아주겠습니다."(19:8) 이 고백은 은총을 체험한 사람의 응답이자, 구원의 시작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캐오를 향해 선포하십니다. "오늘 이 집은 구원을 얻었다."(19:9)
세상이 외면한 자리, 마음의 상처 속에 있는 이들에게 주님께서는 지금도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이름을 부르시며 말씀하십니다.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19:5) 주님의 부르심에 마음을 열고, 잃어버린 이들을 향한 주님의 사랑을 닮아 살아갑시다. 그때 우리의 삶 또한 누군가에게 위로와 희망의 빛이 될 것입니다.
김대성 여호수아 사제(화명모두애교회)

'말씀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하느님의 은혜를 기억하는 믿음 - 마태 6:25-33 (0) | 2025.12.05 |
|---|---|
| 살아있는 모든 것 앞에서 그분을 높이 받들어라 루가복음 20:27-38(유용숙 프란시스 수녀사제(구미교회)) (0) | 2025.12.05 |
| 낮아짐 속에 드러나는 하느님의 은총 - 루가 18:9-14 (1) | 2025.10.24 |
| 낙심하지 않는 기도, 흔들리지 않는 평화 - 루가 18:1-8(조연성 야곱 사제(학원선교 담당)) (0) | 2025.10.21 |
| 성소 - 마태 9:35-38 (0) | 2025.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