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잘못을 저지르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이면 되겠습니까?”라고 묻는 베드로의 질문에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여라.”는 답변을 주십니다. 이 답변은 무한히 용서해 주고 포용하라는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율법을 초월하는 것이고, 하느님의 용서를 입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용서해야 한다는 통곡하는 지상명령입니다.
복수한다는 것은 인간적인 면에서는 속 시원하고 후련한 것입니다. 그러나 복수는 대물림이 되어 한쪽에서는 원수를 갚기 위해 땔나무 위에서 잠을 자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말린 쓸개를 옆에 두고, 앉으나 서나 와신상담(臥薪嘗膽) 쓸개를 씹는 심정으로 복수를 해야 한다는 일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용서하지 못할 때 우리의 마음속에 또 다른 감옥을 지으며 괴로워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대대로 복수를 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요? 용서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자기가 그 억울한 마음을 가슴에 안고 예수님의 은혜를 입어 자멸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에게 맡기는 것입니다.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은 양잿물이 담긴 그릇을 상하게 하고, 남에게 복수하기 위해 가지고 다니는 칼이 자기 몸을 다치게 하듯 오히려 자기에게 치명타가 됩니다. 하느님의 큰 자비를 입고 남을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은 하느님께서도 용서해 준 자비를 다시 파기하신다는 것입니다. 남을 용서해 주면 세상이 주지 못하는 하늘의 평화를 만끽하며 비로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참 기쁨이 충만하게 될 것입니다.
여기 우리의 영혼을 파고드는 말씀이 있으니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하듯이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박장수익나시오사제(서울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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