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즈음 동트는 무렵 아침 달리기를 합니다. 참으로 몸과 마음이 상쾌합니다. 몸이 달리고 있지만 사실은 마음이 달리고 있습니다. 달리는 동안 내 안의 집착을 밖으로 내쉬고 동시에 주님의 가치를 새로 들이마시며 하느님 나라를 향해 달리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은 포도원 소작인의 비유입니다. 포도원 주인은 소작인들에게 도지를 주고 멀리 떠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소작인들은 멀리 있는 주인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착각합니다. 그 착각을 현실로 인식합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약속한 도조를 안 주려고 급기야 살인까지 저질러 포도원을 차지합니다. 일을 하게 해준 포도원의 원래 주인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되고, 도리어 주인행세를 하는 모습입니다. 예수가 2000년 전 이 비유를 할 당시, 대사제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도 성전의 주인인 하느님을 저버리고 자신들이 주인 행세를 하며 하느님 자리를 차지하고 군림한 모양입니다.
2020년을 사는 우리들도 여전히 비슷한 실수를 저지릅니다. 특히 관계 속에서 우리들 각자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잊고 다른 사람한테 주인 행세를 할 때가 많습니다. 사제가 교인에게, 남편이 아내에게, 부모가 자식에게, 회장이 직원에게, 더 나아가 인간이 다른 생명체에게 등등.... 모든 생명체는 역할만 다를 뿐 하느님의 똑같은 자녀입니다. 각자의 주인은 오직 한 분 하느님입니다. 우리 교회 공동체가 모든 생명에 대한 사랑이 차고 넘치는 하느님 나라를 향해 다같이 달려가길 소망해봅니다.
✠ 원성희아모스사제(서귀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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