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는 제목의 책을 아십니까? 이 책은 현재의 인구 통계비율을 그대로 반영해 지구를 100명밖에 살지 않는 마을로 축소할 때 현실이 어떤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이 책에 따르면 100명 중 6명은 전 세계 부의 5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00명 중 80명은 적정 수준 이하의 주거 환경에 살고 있으며, 70명은 문맹, 50명은 영양부족, 1명은 빈사 상태입니다. 또 100명 중 1명은 대학 교육을 받았고, 1명은 컴퓨터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책대로라면 아마 우리들 대부분은 적어도 전 세계 사람들 중 상위 20%에 드는 풍요로운 사람들입니다. 다만 내 가까운 주변도 함께 화려하기에 자신이 그런 위치라는 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지요.
지금 우리는 대림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곧 예수님께서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홀로 설 수 없는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 곁에 오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오시는 예수님을 위해서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그것은 바로 오늘 복음 속 세례자 요한이 선포하고 있는 “회개”입니다. 회개란 나의 머리를, 내 삶의 방향을 다시금 하느님께 돌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가 회개의 삶을 충실히 살아갈 때 우리와, 우리 주위의 모습들은 바뀌게 됩니다.
하지만 이 세상은 어떻습니까? 어떤 곳에서는 기아에 허덕이고, 생계를 위한 최소한의 자원을 아껴가며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딘 가에서는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자원을 남용하며, 음식 쓰레기가 마구 버려지고, 너무 먹어서 다이어트까지 합니다.
사실 그렇게 멀리 내다보지 않아도 우리 주위에는 이와 같이 어려운 이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성탄절에 ‘무엇을 하고 시간을 보낼까?’, ‘선물은 뭘 받을까?’ 하고 즐겁게 보냅니다. 하지만 이 성탄절의 화려함 뒤에는 당장 그 날 먹을 것을 걱정해야 하고, 차디찬 방에서 외로움에 떨고 있는 이웃들이 있습니다. 과연 그들에게 성탄절이 기쁨과 희망과 행복의 날이겠습니까? 혹시 고통과 절망과 외로움의 날은 아닐런지요?
곧 오실 우리의 예수님은 가장 낮은 자리에, 가장 약한 모습으로 오십니다. 만약 우리가 주변의 낮고도 약한 이들을 외면한다면 이는 예수님을 외면하는 것과 같습니다. 올해 대림절은 그러한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들과 기쁨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곧 오실 예수님께서 이번 겨울은 보다 더 따뜻하고 기쁘게 보내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 사공병도베드로사제(울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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