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과 동행하는 사순절
약 100년 전에 “신은 죽었다!” 라고 외친 철학자가 있었습니다. 이 외침의 본질은 ‘신은 죽었다’는 데에 있지 않습니다. 신을 죽인, 신을 죽이고 있는 집단에 대한 맹렬한 고발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진실을 숨기고 자신들의 권익에 따라 악용했다.’라는 고발입니다. 코로나19로 드러난 한국교회의 민낯을 보더라도 부인할 수 없는 고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세례를 거쳐 신앙생활을 시작합니다. 세례 장면에서 물은 죽음을 상징합니다. 물에 몸을 담갔다가 나오는 장면은 새롭게 시작되는 새 생명, 부 활을 의미합니다. 바로 우리 자아가 주님 자아로 태어나는 은총의 순간입니다. 그런데 이 세례의 은총은 한 번의 예식으로 지속 가능한 은총이 아닙니다.
본문 12절에서 성령이 세례 받은 예수를 광야로 안내했듯이, 광야 같은 세상에서 사막 같은 사회에서 성령과 동행해야 지속되는 은총입니다.
우리 안에는 많은 의지들이 싸우고 있습니다. 거짓 의지의 끝없는 도전에 맞서
세례 은총을 지켜갈 수 있는 힘은 성령입니다. 성령과 동행해야 사탄의 도전과 들짐승들의 위협에 저항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순절은 성령과 함께 저항하는 절기입니다. 나를 끌고 가는 왜곡과 편견, 거짓 의지를 알아차리고 비워내며 성령으로 채워나가 사순절입니다. 세례의 은총을 지속시켜 나아가는 우리 모두입니다.
원성희아모스 신부 (서귀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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