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본문에서 요한 공동체는 모세의 구리뱀 사건을 앞에 놓고 예수의 십자가상 죽음과 대비하여 설명하고 있다. 구리뱀 사건이 보여주었듯이 예수의 죽음은 영원한 생명을 가져올 것이라는 믿음을 보여준다. “사람의 아들”이 “들려 올려”지는 목적은 영원한 생명을 주시려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기 때문이다.
“높이 들린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구원의 힘, 감추어진 하느님의 뜻이라 말한다. 특히 “높이 들려야 한다”에서 “…해야 한다”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필연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 구원의 확실성은 하느님의 구원의지에 근거하는데, 그것은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사람의 아들”은 그 구원의 중개자로 언급되어 “높이 들린다”는 것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세상은 하느님의 생명을 잃어버리고 죄에 빠져 하느님의 진노가 머문 세상, 즉 구원이 필요한 인간세계였다. 그러나 하느님의 사랑이 이 세상에 “외아들을 주심”으로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예수의 십자가상의 죽음은 하느님의 구원 역사의 완성이며 사랑의 육화이기도 하다. 하느님은 “사람의 아들”을 높이 들어 올리시며 당신의 구원 의지를, 세상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신다. 구원은 이미 완성되었다.
우리는 성만찬 속에서 “높이 들린” 예수를, 말씀 속에서 “높이 들린” 예수를, 형제와 자매 안에서 “높이 들린” 예수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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