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 마태 5:13-20
산상설교는 제자들을 가르치신 말씀입니다. 행복 선언 뒤에 소금과 빛의 선언이, 그 다음에 분노, 탐심, 이혼, 맹세, 보복 금지, 원수 사랑에 관한 새로운 법 해석들로 이어집니다. 행복은 관계를 상정합니다. 자신을 좀 내려놓거나, 슬픔을 공감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선대하고, 사욕을 멀리하여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정의와 평화를 위한 일에 힘을 모으기도 하고, 모함과 모욕을 감내하는 그런 삶 속에 행복이 깃들어 있다고 말합니다. 이와 같은 선행은 누군가에게는 다시 일어날 힘을 주고, 삶을 긍정하게 해주고, 존재의 깊이, 그 근원을 향하게 합니다. 행복 선언은 하느님의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게 합니다. 아울러 우리의 마음이 어디에 있어야 하고 어떤 존재, 어떤 방식으로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 줍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이 말씀은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을 포함합니다. 조용히 스며들어 없어지면서 맛을 남기는 소금처럼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의 존재 방식임을 말합니다. 드러내지 않고, 이름 없이 고요하게, 마음 속 동요를 살피면서, 몇 번이고 나를 다독이면서, 때론 고통스럽게 허무를 직면하면서, 그러다 마음을 다잡고 소금처럼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존재 방식일 것입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 너희의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라고 합니다(요한1:4). 빛은 생명을 이끌어줍니다. 나무 한 그루에는 빛이 빚어낸 생명력으로 가득 찹니다. 빛은 수많은 새싹을 틔어냅니다. 무성한 가지와 이파리들은 무질서해 보여도, 실상은 빛에 이끌려 질서 있게 제 자리를 잡은 분명한 형상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착한 행실은 생명을 이끌어주는 빛(이정표)과 같습니다. 우리의 말과 행실로 드러나는 선행은 누군가에겐 새로운 삶을 열어갈 수 있게 합니다. 우리의 존재와 삶이 세상 누군가를 일으켜주고 길을 밝혀주는 소금과 빛이길 간구합니다.
천제욱 요셉 사제 (영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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