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이웃은 우리의 이웃"
우리는 ‘희·노·애·락’의 감정을 표현하며 살아왔고 또 살아갑니다. 특히, 기쁘고 즐거움에 휩싸일 때는 행복한 느낌의 시간은 무척 짧습니다. 하지만, 분노나 슬픔의 시간은 길게만 느껴집니다. 그래서 고통의 시간이 빨리 지나기를 매우 간절히 기도합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임을 깨닫는 순간 복잡했던 마음에 새 빛이 비추어집니다. 오늘 복음은 태어날 때부터 전혀 볼 수 없었던, 완전한 절망과 불행을 온몸으로 껴안고 살아가던 사람이 처음으로 세상을 보게 된 이야기입니다.
앞을 보지 못한 우리 이웃은 예수님을 만나 하늘 양식을 맛보는 크나큰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는 빛을 모르는 어둠 가운데 있었고, 소외와 차별 속에 상처투성이로 살아왔습니다. 그의 연약한 모습은 돌봄을 받기보다는 죄인으로 낙인찍힌 삶이었습니다. 비난과 무관심은 하느님의 정의와 공의를 이룰 수 없지만, 사랑의 돌봄이 일어날 때, 기적이 보입니다. 예수님은 애타는 마음으로 그를 잡아 일으켜 새로운 사람으로 다시 나게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확인이 되는 순간입니다.
우리는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입양되었고 그 나라의 백성’이라고 고백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자신에게 하느님의 자녀답게 잘 살아가고 있는지 물어봅니다. 불쌍한 이웃의 고통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손잡아 일으켜 세워주신 주님의 사랑이 내 마음과 손에 있는지 살핍니다. 사순절에 우리는 대연도를 바치며, 돌봐야 할 이웃에 무관심하지 않았는지 고백합니다. 하지만, 이란과 미국, 이스라엘의 전쟁은 이웃을 이웃으로 보지 않고 적으로 간주하며 무고한 생명을 살생하고 있으니 참담하고 고통스럽습니다. 하느님의 공의와 정의를 짓밟는 일에 쭈뼛거리는 주변인으로만 서 있는지 돌아봅시다.
교우 여러분~ 참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세상을 비추는 빛으로 보냈습니다. 기쁨을 빼앗긴 곳에 평화가 오기를, 상처받고 외로운 이들이 치유되기를, 오늘도 하느님 나라를 확장해 가는 사순절을 완성해 갑시다.
유용숙 프란시스 수녀사제 (구미교회)

'말씀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배반의 끝에서 하느님의 자유를 보다 - 마태 26, 14-27, 66(김대식 토마스 아퀴나스 사제(서대구교회)) (0) | 2026.03.27 |
|---|---|
| 기적은 사랑의 결과입니다-김성완 분도 사제(거제교회)) (0) | 2026.03.20 |
| 정오의 우물가에서(사공병도 베드로 사제(부산주교좌교회)) (0) | 2026.03.11 |
| 주의 변모 / 마태 17:1-9 (조연성 야곱 사제) (1) | 2026.03.06 |
| 마르틴 루터의 기도 (0) | 2026.0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