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
당시 유대사회에서 의심할 수 없는 신성한 질서가 있다면 그것은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혈통, 무너지지 않을 성전, 사라지지 않을 율법이다. 하느님께서 직접 선택하시고 계약을 맺어 축복하신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조건은 유대인의 자부심과 희망이다. 성전은 하느님께서 거하시는 곳으로 영원히 자신들과 함께 하신다는 표식이며, 그 분의 약속인 율법은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방인을 축복하심으로 혈통이라는 족쇄를 벗겨주셨다. “율법을 완성하려 온 자”라는 선언으로 율법을 해방시키셨고, 당신이 희생제물이 되신 십자가를 통해서는 성전을 해방시켜주셨다. 이것은 당신의 뜻이 아니라 당신 안에 계시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라고 설명하신다.
사람을 옭죄고 있던 신성한 질서의 우상을 무너뜨리시고 참 생명이 무엇인지 보여주신 것이다. 우상이 아니라 하느님을 섬기는 것, 제사가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을 사는 것이고 하느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이라는 뜻이겠다.
우리 마음 깊은 곳에 세워 놓은 신성한 질서가 무엇인지 자신에게 물어보자. 우리 삶을 불안과 허무로 끌고 가는 우상의 질서가 무엇인지 겸손하게 물어야겠다. 우리의 의지가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를 찾아오리라는 희망이 우상을 거부하는 첫걸음이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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