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에 드리는 기도 인류를 사랑하시는 유일하신 하느님 우리가 주님께 어떤 찬양과 어떤 감사와 어떤 상을 드리리이까. 우리가 멸망의 선고를 받고 죄에 빠졌을 때, 당신은 우리에게 자유를 주셨고 그리스도의 몸과 피의 불멸과 하늘의 양식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간구하오니 당신을 섬기는 종들인 우리를 심판에서 구원해 주소서. 우리의 삶을 영예롭고 거룩하게 지켜 주소서. 우리와 함께 기도하는 사람들, 당신의 신비한 식탁에 참여한 자들을 마지막 숨 거둘 때까지 정죄를 받지 않게 보존해 주소서. 그들의 영혼과 몸을 거룩하게 하셔서 당신의 계명을 지키게 하시고, 그리하여 모든 시대로부터 당신을 기쁘시게 한 모든 사람과 함께 당신의 천국을 얻게 하소서. - 크리소스토무스의 기도
마음으로 맺음 - 예레 31:33-34 “내가 분명히 말해둔다. 그 마음에 내 법을 새겨주어,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다.” 언약의 기초이며 근거인 하느님의 법인 ‘율법’을 히브리어로 ‘레브’라고 읽습니다. 그 뜻은 ‘마음’입니다. 그러니까 하느님께서 언약의 관계를 체결하고 그들의 하느님이 되어주시기 위해 주셨던 ‘법’이란, 사실은 그들을 향한 절절한 당신의 ‘마음’이었던 겁니다. 하지만 그들은 ‘율법’과 ‘계명’안에 담겨있는 핵심은 보지 못한 채, 자신들에게 부과된 지켜내야 할 의무나 무거운 짐으로만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들은 여전히 겉으로는 말씀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예배도 드렸고, 성전도 찾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말씀을 지키지 않았고 언약을 파기한 책임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영원한 생명? - 요한 3:14-21 예수님은 사람의 아들이 모세의 손에 높이 들린 구리 뱀처럼 높이 들려야 하고, 이것은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기 위함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구리 뱀은 광야에서 불평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심판하시려고 하느님께서 보낸 불 뱀의 상대적 표징입니다. 불 뱀이 심판이라면 구리 뱀은 구원입니다. 사람의 아들이 구리 뱀처럼 높이 들려야 한다는 것은 십자가의 예수님이 하느님의 구원 표징이라는 뜻입니다. 십자가에 죽은 그리스도라는 비상식적 난제 앞에서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십자가의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심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불 뱀과 구리 뱀이 심판과 구원의 표징이듯이 십자가의 예수님은 심판과 구원의 동시적 표징입니다. “그를 믿는 사람은 죄인으로 판결받지 않으나..
계명을 기억하라 – 출애 20:1-17 우리는 기도 생활에 더 정성을 기울이고, 절제의 덕을 쌓아가고, 이웃을 섬기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사순절 신앙의 여정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고,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자신에게 스스로 질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에 맞는, 가장 고전적이며 원초적 질문은 출애굽기 본문에 나오는 십계명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나 외에 다른 신을 두지 못한다! 진실로 하느님만을 섬기는지? 혹 내 욕망을 섬기지는 않는지? 우상을 섬기지 못한다! 내 생각과 가치관, 나의 신앙관을 절대화하지 않는지?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못한다! 사적 이익과 욕망을 위해 하느님을 찾지는 않는지? 주님의 날을 기억..
예수님의 뒤, 곧 나의 자리 – 마르 8:31-38 예수께서 당신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그 말씀 가운데 무엇에 집중하게 됩니까? 내 안의 무엇이 그 말씀으로 향하게 하는지 곰곰이 나를 들여다봅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듣고 항의하는 베드로에게 당신의 뒤로 물러가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며 예수님의 뒤로 물러간다는 것이 나에게는 어떻게 다가옵니까? 천천히 깊게 호흡하며, 성령께서 사람의 일에 끌려다니는 나를 예수님의 ‘뒤’로 인도하여 주시길 기다려 봅니다. 다시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그분의 뒤를 바라봅니다. 자신을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는 길은 깊은 고독이 뒤따르는 고난의 길입니다. 그러나 피하고 싶은 이 길을 걸어 예수님의 뒤로 물러..
쯧쯧쯧, 내 별 하나 못쓰게 됐군/ 마르코 1: 9-15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는 예수의 선포를 듣는다. 때가 되었다고 한다. 그 “때”는 어떤 때일까? 마지막 종말의 시간일까? 우리에겐 재를 뒤집어쓰고 통회해야 하는 그 “때(καιρός)”이기도 할 것이다. 지금 지구별은 인간들이 만든 재앙으로 인해 재생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인류와 지구에 살고 있는 뭇 생명들에게는 이 지구별이 전부이지만, 모래알처럼 많은 우주의 뭇, 별들을 지으신 분에게는 바닷가에 수많은 모래알 중 그저 하나에 불과하니, .... “ 쯧쯧쯧... 인간들 때문에 내 별 하나 못쓰게 됐군.(걱정/서재환동시) 하며, 지그시 눈을 감고 아쉬워할지도 모른다. 노아의 때에 홍수로 인해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