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을 추구하는 그리스도인의 삶 – 마르 10:2-16 우리는 종종 '적당히 하자'는 말을 사용합니다.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차선책을 선택하는 것으로 만족하곤 합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이혼 문제가 이러한 태도를 잘 보여줍니다. 당시 사회에서 이혼은 주로 여성에게 불리했습니다. 여성들은 경제활동에 제약이 많았고, 이혼한 여성이라는 낙인으로 인해 삶이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양심의 가책을 덜기 위해 종교적 권위에 기대어 이혼장을 요청했습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모세가 이혼장을 써 주고 아내를 버리는 것을 허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에 대해 다른 견해를 보이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한 몸으로 창조하셨기에 사람이 나누어서는 안 된다." 오늘날 교회..
그 때와 그 자리에 님이 있을 때 - 요한 1:47-51, 김대식 토마스아퀴나서 사제(서대구교회)
2024.09.28
그 때와 그 자리에 님이 있을 때 – 요한 1:47-51 물리적 세계에서는 한 측면을 알게 되면 그 계의 다른 측면의 지식을 배제하게 됩니다. 이것은 물리학자 닐스 보가 주장한 ‘상보성의 원리’라는 이론입니다. 이를 함석헌의 ‘임이 오신다’는 시와 더불어 오늘의 복음을 번안한다면, 님이 오신다고 서둘러 소지를 하고 님이 오신 곳과 님이 거처할/당도할 곳을 계속 생각하며 일을 하지만, 정작 자신의 자리, 자기 자신의 맘, 자기 자신의 때에 대해서는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 자기 자신의 맘, 맘이 머물고 있는 지금의 때, 자리입니다. 나타나엘이 머물고 있었던 때, 그 자리를 알고 있었던/보고 있었던(εἶδόν) 것은 과거의 그 때 그 자리는 항상 지금 여기에서 보았다는 것입니다. ..
사람을 섬기는 사람 - 마르 9:30-37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길에서 무슨 일로 논쟁하였느냐?” 물으십니다.사실 이러한 논쟁은 제자들이 예수님과 지내던 내내 각자의 내면에 자리 잡고 있던 유혹이며 욕망에서 터져 나온 것입니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감추며 은근히 경쟁하고, 겉으로는 진정한 형제애를 사는 척한 결과입니다.첫 자리, 높은 자리와 영향력, 주도권을 쥐는 자리인 “가장 큰 사람”에 집착하고 있을 때, 주님은 다가올 십자가를 말씀하셨습니다. 선생은 ‘고난받는 종’으로서 자기 생명을 내어줄 것을 생각하고 있을 때, 제자들은 스스로 스승이 되거나 높은 사람이 될 것만을 생각합니다. 선생은 섬김을 말하고, 제자들은 지배와 통치를 생각합니다.인간은 본성적으로 “큰 사람”이..
삶의 기준 – 마르8:27-38연중 24주일 복음서의 말씀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의미와 제자도가 무엇인지를 가르치시는 중요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본문은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러나 동시에 그 길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에 대해 깊이 묵상하게 합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의 예고 앞에서 인간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예수님의 길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이는 우리가 삶이 평안할 때는 “주님, 주님”하고 부르다가, 삶이 흔들리는 순간 불평불만을 쏟아놓으며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반영합니다. 인간은 고난과 실패를 피하려고 합니다. 지극히 인간적인 관점에서 고난은 괴로움..
하느님 나라 백성의 확장 –마르 7:24-37 6년 전 노틀담 대성당에 화재가 났었습니다. 그 노틀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노틀담 드 파리‘에 노래하고 춤추는 가난한 사람들과 걸인들과 이방인들이 등장합니다. 아름다운 이방의 집시여인 에스메랄다, 그녀를 사랑하는 종지기 곱추 콰지모도, 그녀를 소유하려는 신부 프롤로가 있습니다.애욕과 권력에 취한 프롤로 신부가 에스메랄다를 죽이려 할때, 그녀는 이방인인 자기와 함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구원해 달라고 기도하면서 ‘아베 마리아’를 간절하게 노래합니다. 이 과정에서 교회에 들어오기를 원하는 가난한 사람들과 걸인들과 이방인들, 그리고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는 신부의 노래와 춤의 대결이 거칠어지며 죽음으로 치달아 갑니다.마르코 복음서 7장 속의 예수님도 이..
“하느님의 자녀” - 루가 23:27-28사도 바울로가 언급한 "하느님의 자녀"라는 말에는 '가부장제'도, 남녀의 구분이나 차별도 없습니다. 물론 "하느님의 자녀"라는 "τῶν υἱῶν τοῦ Θεοῦ"에서 헬라어 남성명사인 υἱός의 복수를 사용하여 "아들들"이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하느님의 후손들" 즉 "하느님의 자녀"로 번역하는 것이 사도 바울로의 뜻에 맞습니다. '아들들'이 아니라 '후손'이지요. 이 후손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모든 믿음의 자녀들을 뜻하는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3장 28절은 이를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유다인이나 그리스도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아무런 차별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은 모두 한 몸을 이루었기 때문입..
예수님처럼 먹히는, 나누는 생명으로 신앙하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크고 작은 도전을 받습니다. 신앙의 길은 보이지 않는 영원한 생명이 있는 샘으로 가는 길, 그 길에는 수많은 유혹이 즐비합니다. 눈에 보이는 화려한 것을 욕망의 그릇에 담을 수 있는 환경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선택하는 권리는 자유의지지만, 썩어 없어질 양식보다는 영원한 생명을 살리는 양식을 선택하라는 복음 말씀은 우리 가슴을 두드립니다. 오늘 전례 독서는 탐욕을 양식으로 삼아 돈과 권력(우상)에 눈이 멀어 잘못된 길에 들어서지 말고, 생명의 길을 선택하여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로, 참 신앙의 길을 걷기를 요청합니다. 그 길에서 먹을 양식은 하느님의 말씀인 예수님을 가리킵니다. 이 세상에는 우리 눈에 보이는 이상의 것이 항상 존재합니..
살아있는 빵, 세상은 그것으로 생명을 얻게 될 것이다. - 요한 6:35, 41-51 우리가 생명을 받아 이 땅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는 그 생명을 유지하고 보전하기 위하여 애를 씁니다. 건강하게 하고, 외부로부터 해를 받아 손상되지 않도록 지키려 합니다. 더 나아가 생명을 유지하고 보전하기 위하여 우리는 다른 사람과 생명체들과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 협력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정을 이루고 마을을 이루며 나라를 만드는 것이며, 거기에서 이루어지는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등은 모두가 생명을 유지 보전하고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게 됩니다. 생명을 지키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으며, 생명을 위협하고 파괴하고 죽이는 것은 모두 악으로 규정됩니다. 생명은 그만큼 고귀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땅에서 이루어지..
목표와 수단 - 요한 6:24-35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 베풀고 나누는 삶과 같이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는 목표들을 세우고 삽니다. 목표를 세운 후에는 이것들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들을 찾습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좋은 것을 먹기로 하고, 행복을 위해 사람들과 친교를 나누기 위해 노력하고, 베풀고 나누기 위해 경제적인 여유를 갖고자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목표와 수단이 전도顚倒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 몸매에 대한 집착으로 변하여 오히려 몸을 망가뜨리고, 친교를 나누기 위한 노력이 명예욕으로 변질되고, 나누기 위해 재물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모으기 위해 모으는 상황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따라다니는 군중들에게 ‘너희들이 나를 ..
뒷것 중의 뒷것이신 - 요한 6:1-21 어린 시절부터 마음 깊이 간직했던 꿈과 같았던 이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50여 년 전에 그의 노래를 처음 들었고, 10년쯤 지나 책을 통해 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뒤 5년 지난 1990년쯤 텔레비전을 통해 처음 얼굴을 봤습니다. 그의 노래는 전축이나 라디오도 아니고,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로 처음 접했습니다. 그땐 중학생이었지만, 가슴 깊이 묵직하게 파고드는 뭔가 있었습니다.세월이 지나 청년 시절 카세트 테잎을 통해 첨으로 그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온몸에 파고드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잔잔한 파동을 잊을 수 없습니다. 목소리와 노랫말이 완전하게 합일되는 노래를 난생 처음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 목소리 하나로 마치, 그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갈지 짐작할..
삶의 모든 순간이 예수님의 옷자락이 되길 - 마르 6:30-34, 53-56 심미경 아가타 사제(포항교회)
2024.07.19
삶의 모든 순간이 예수님의 옷자락이 되길 - 마르 6:30-34, 53-56 예수께서 자신과 제자들을 따라온 큰 무리를 불쌍히 여기시며 그들을 가르치시고 자신을 기다리는 병자들을 모두 고쳐 주십니다. 오늘 말씀에서 전해주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며 예수님은 누구이며 어떤 분이라고 생각됩니까? 깊은 호흡으로 예수님의 뜻과 마음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봅니다. 나와 내가 함께하는 예배공동체는 오늘 말씀에서 전해주시는 예수님을 전하며 따르고 있습니까? 다함께 예수님의 뜻과 마음을 알아가고 실천하는 일에 마음을 쏟고 있습니까? 오늘 말씀을 통해서 우리가 알고 있다고 믿는 예수님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가 그분의 뜻이라고 말하며 실천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봅니다. 병자들은 지나가시는 예수께 손이라도 대기 위해 사..
거미 - 마르 6:14-29 덫을 놓고 산다살기 위해누구라도 걸리면가차없이 독침을 놓고줄로 칭칭감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다자연의 순리인지궁여지책인지목구멍이 포도청이라,잘 지은 집 하나 장만하고평생 감옥에 갇혔다아, 인생이여 주일 복음 본문은 세례자요한의 죽음의 상황을 들려준다. 예수님은 그를 향해 “사람이 낳은 이 중에 가장 큰 사람”이라 했던가…, 그러나 그의 죽음은 너무나 어이없는 너무나 가벼운 죽음이 되어 버렸다. 성서를 쓴 남자들은 헤로데의 죄를 덮으려고 한을 품은 여인, 헤로디아에게 죄를 전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술에 취한 헤로데는 헤로디아의 딸에게 거부할 수 없는 약속을 하여 결국 자신의 덫에 걸려, 그가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있던 세례 요한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이 ..